【과천】`복승식과 쌍승식'.
 
경마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마권 구매표 앞에서 갈등을 하기 마련이다.

자신만의 주도면밀한 추리와 분석을 마친 후, 과연 어떤 승식을 선택할 것이냐가 최대의 고민인 것이다.

단승식이나 연승식처럼 단 한 개의 번호를 고르는 것과는 달리, 복승식과 쌍승식은 두 개의 번호를 동시에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 후에 찾아오는 적중의 짜릿함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느낌인 탓에, 대부분의 경마팬은 복승식과 쌍승식을 주로 선택하곤 한다.

2003년 11월1일부터 쌍승식이 전 경주에 도입된 이후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쌍승식이 도입되면서 복승식 역시 추리와 분석이 재미가 배가되었다는 것이 경마팬들의 대체적인 평가.

복승식이 전체 매출의 약 72%를, 쌍승식이 약 19%를 차지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확률이냐 배당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0마리의 경주마가 출주했을 때, 순서에 상관없이 먼저 들어온 2두의 경주마를 선택하는 복승식의 확률은 1/45이지만, 순서까지 맞춰야 하는 쌍승식의 확률은 1/90이다. 확률에서는 복승식이 2배 높은 셈. 그러나 배당에서는 반대로 쌍승식이 2배보다 약간 더 높다.

최근 2년간 열린 2202개의 경주에서 복승식의 확정 배당은 평균 27.01배였으나, 쌍승식의 그것은 61.32배였다.
 
확률을 따르자니 배당이 울고, 배당을 따르자니 확률이 우는 미묘한 긴장관계(?)지만, 두 개의 승식에서 모두 적중한다면 그 기쁨은 두배가 될 듯하다.
 
점배당이라면 복승식만. 최근 2년간 열린 2202개의 경주 중 복승식에서 2.0배 미만의 속칭 `점배당'이 나온 경주는 모두 103개로 0.05%.
 
그렇다면 `점배당' 경주에서 쌍승식 배당은 어떻게 나왔을까? 전체 평균과 달리 복승식에서 `점배당'이 나왔을 때, 쌍승식 배당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복승식의 확정 배당은 평균 1.61배였으나, 쌍승식의 그것은 2.85배에 불과했다.

두 배나 낮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쌍승식을 선택해도 그만큼의 대가가 나오지 않은 셈. 따라서 복승식에서 `점배당'이 확실하다면 쌍승식에는 중복 베팅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듯 싶다. 999배당이라면 쌍승식도. `점배당'과 반대로 복승식에서 100배 이상의 속칭 `999배당'이 나온 경주는 모두 94개로 0.04%. `999배당' 경주에서 쌍승식 배당은 `대박 공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확실한 대박 축포(?)를 터트렸다.

94개 경주에서 복승식의 확정 배당은 평균 264.6배였으나, 쌍승식에서는 667.6배로 약 245%에 달한 것. 대박을 위해 복승식 `999배당'에 투자 계획이라면, 규모를 약간 줄이는 대신 쌍승식에 동반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는 훨씬 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쌍승식 배당이 복승식보다 낮을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쌍승식 배당이 복승식 배당보다 낮은 경주도 9개나 있었다.

대표적인 경주가 2004년 1월10일(토) 제3경주로, 복승식 배당은 242배였지만 쌍승식은 215.7배였다.
 
인기 순위 1위였던 지하주 기수의 `고속도'는 예상대로 1착을 했지만, 14마리 경주마 중 인기순위 13위였던 최범현 기수의 `양수겸장'이 의외의 2착을 하는 바람에 복승식과 쌍승식의 배당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3착으로 들어온 김영진 기수의 `헤드헌팅'도 인기 순위 9위여서 복연승식에서는 308.9배를 기록하기도.

이처럼 쌍승식 배당이 복승식보다 낮은 경우는 0.004%에 불과하지만, 쌍승식 적중자라면 그 아쉬움은 형언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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