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선거바람이야 좀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이 지방자치 10년을 맞는 전국 시·도 자치단체장 만족도 조사, 대권후보 평가조사 등 굵직굵직한 설문결과를 줄줄이 발표하고 있다.

5월 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 시장 후보 출마자에 대한 인천지역 유권자 설문결과를 발표한 기호일보 2006년 신년호 역시 신문 지면을 크게 할애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후보출마자에 대한 지금 시점의 여론조사가 향후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확률상 선거결과와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지는 뚜껑을 열어보아야겠지만 아직 각 당 후보출마자들의 정확한 정보를 접하지 못한 대부분의 시민들에겐 후보출마자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공개 여론조사의 의도성 개재 경향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발표할 때에는 후보출마자들에 대한 유권자 의견의 공개적인 경향성을 보이려 다분히 애쓰기 마련이다. 지금까지의 사례로 볼 때 언론사의 여론조사 의도는 언론사의 경향성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향성에 있어 적절하든 그렇지 않든, 공개적인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판단을 유도해 선거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세심하게 변수를 인위적으로 작동시켜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때문에 거론되는 특정 인물이나 이들이 소속되어 있는 조직의 성향과 현재의 평가는 설문의 조사 시점에서 판단되어지는 것 이상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예로 유권자의 판단을 단순화시키거나 포기하도록 하는 설문 삽입을 의도적으로 행하고, 여론몰이의 경향성에 좌우되는 손쉬운 정보접근을 우선함으로써 정보의 진실성에 대해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또는 유리한 방향으로 설문조사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여론조사가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에게 선거라는 치열한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정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유권자의 판단을 충실히 담고, 그 동기를 충분히 갖는다고 하기엔 선뜻 동의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번 기호일보의 설문결과를 기사화한 내용을 한번 짚어보자. “차기 인천시장감은 안상수 시장이 제격” 기사 제목은 실제 설문통계분석과는 차이가 있는 무리한 표현의 공개라는 점이다. 설문통계를 보면 전체 응답자 1천65명 중 28.8%만이 적합한 인물이라 응답을 했고, 그보다 훨씬 많은 38.9%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또한 자질을 평가하는 세 가지 지표 - 경영인, 국제적 감각, 추진력 - 에 대해 응답자의 50% 이상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점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하고 있다. 대결구도의 접근방법과 능력의 평가는 단순화시킨 설문 덕분에 현 집행부의 행정능력 평가를 비교우위에 서도록 하는 데 일단은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설문도 유권자의 정보접근이 불확실하고 부정확하다는 전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정확한 정보와 보도 책임은 언론사 몫

인물 또는 사건의 정보공개가 불확실할 때 일수록 정확한 정보와 가치있는 기사를 보도할 책임이 언론에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의 관심도와 일치할지, 그것이 선거의 결과와 동일한 확률을 보일지는 앞으로 중간설문조사가 있을 경우 흥미있는 비교가 될 것이다.

지난 2002년 동시지방선거에서 인천은 39.4%의 최하위 투표율을 보여주었다. 인천시민 유권자의 무관심을 회복하고, 유권자의 눈을 집중시킬 강한 동기가 나타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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