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소년들은 정월대보름과 같은 전통적 명절보다도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같은 행사에 더 흥분하고 기뻐하고 있다. 우리 문화에 대한 강한 애착이나 의지보다는 서양의 행사에 더 깊이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속내를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이벤트를 통해 가족이나 친지 혹은 좋아하는 이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기회가 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문제는 상술이다.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말이 많은 요즘, 수십만 원짜리 초콜릿이라니 말이 되나. 이런 상술에 물들어 변질된 밸런타인데이를 상인들은 더 조장하고 낭비성 행태 홍보를 누구에게 뒤질세라 호화스러운 행사로 변질되고 있다.
이성보다 감성에 더 치우친 소비경향을 보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런 낭비성 문화를 부추기는 것이 문제다. 우리 청소년들이 우리문화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갖도록, 또 건전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비싼 선물이 스스로의 가치를 비싸게 만드는 것이 아니란 점을 청소년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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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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