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6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산행에서 `각료 인선 기준'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각료기준을 첫 번째로 꼽은 것이 `좀 시끄럽더라도 적극 나서는 사람', `말썽을 무릅쓰고 우선 할 일을 하는 사람', `만들어진 길을 따라 짐만 열심히 나르지 않고 더 짧은 지름길을 찾아내는 사람...'

노 대통령은 이번 주중에 단행될 일부 부처의 개각을 비롯, 참여정부 임기 후반 개각이나 요직 인선 방향과 관련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인물 발탁'의 요건을 제시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각료 인선의 `기본 조건'으로 “일단 우선 빛깔이 좋아서 평판이 잘 나오고, 두번째로 신중하고, 원만하고, 사려깊어서 사고 절대로 안낼 사람이 제일 좋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탁의 핵심 기준은 여기에 있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그 다음에 `진짜' 바라는 각료상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데 지나고 나서 쳐다보면 조용하고 사고없고 원만하고 빛깔 좋은 사람 치고 뭐했는지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기도 하다”며 `기본 조건'이 `충분 조건'은 아님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모난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을 잘한 사람은 이것저것 마구 일을 건드리다 보면 여기서 지뢰도 터지고, 저기서 낙마도 하는 등 여기저기서 사고를 내지만 그래도 남은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래서 내가 각료를 뽑는 기준은 무사하게 사고 안낼 사람보다는 좀 시끄럽더라도 할 일을 찾고 적극적으로 찾고, 더러 말썽이 나더라도 무릅쓰고 극복하고 우선 할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 그리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변화하는 세상 환경에 비춰서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나있는 길로 화물트럭을 몰고 열심히 짐을 나르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 길이 멀고 불편해서 더 짧은 지름길을 찾아내고 그 지름길로 화물을 좀 더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낼 수 있는 사람들”도 기준에 포함됐다.

노 대통령은 이러한 각료기준을 제시한 뒤 “그런데 주문하는 입맛은 이렇게 까다롭지만 그런 사람들이 많기야 하겠느냐”며 “그러나 적어도 기준은 그렇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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