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한국전 참전용사인 미 해병대원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흉배와 귀금속장식품을 하남시에 기증했다.

미 해병대원인 A.W.버스비어씨는 지난해 11월 하남의 자매도시인 미 아칸소주 리틀록시 맥아더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쟁기념관 기공식에서 참석, 자신이 55년간 간직한 태극기를 기증했던 노병이다.

버스비어씨가 2월 말 이교범 하남시장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부인과 상의한 끝에 `한국의 물건은 한국에 돌려주는 것이 옳다'고 결론을 내리고 태극기에 이어 흉배와 귀금속장식품을 하남시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버스비어씨는 유물과 함께 한국전쟁 당시의 상황을 담은 전황지도와 훈장 등도 함께 기증했다.

이를 기증받은 김세민 하남역사박물관장은 “장신구는 귀중한 궁중유물로 상당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흉배 2점도 당상관(정3품)이상의 무관복장 앞뒤에 부착한 표지여서 역사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버스비어씨는 지난 1950년 9월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 때 맥아더 장군을 따라 한국전에 참전해 같은 해 11월 원산전투의 병력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으로 가는 배 안에서 동료로부터 흉배 등을 구입하게 되었다고 적혔다.

또 버스비어씨는 9·28수복당시 동료가 서울의 궁성경비와 소방 활동에 참가했던 병사에 들은 이야기라며, 이 유물은 전쟁의 어수선한 틈을 타 궁정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버스비어씨는 편지에서 “25년 전 골동품수집가로부터 흉배와 장식품을 700달러에 팔라는 제안을 거절했다”며 “태극기에 이어 흉배문양, 귀금속장식품 등이 모두 고향인 대한민국의 하남시에서 자리를 잡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버스비어씨는 이어 하남역사박물관에 전시하는 영광을 베풀어 준 하남시민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한국전 당시 상황을 나타낸 지도는 당시 전황과 함께 동해를 먼저 표기하고(East Sea(Sea of Japan)) 일본해를 병기해 동해라는 명칭이 널리 사용됐음을 알려주고 있어 역사 자료로의 가치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하남시는 버스비어씨가 지난해 11월 하남시에 기증한 태극기는 표백·배접 등의 보존처리를 거쳐 2월부터 하남역사박물관에 전시중이다. 시는 이번에 버스비어씨가 보내 온 유물에 대해서도 문화재청에 근대유물 등록을 추진 중이다.

하남시는 버스비어씨의 한국사랑을 기려 올 하반기 중 초청할 예정이다.

하남시와 버스비어씨의 인연은 지난해 11월 자매도시인 리틀록시 한국전쟁기념관을 공동건립하면서 맺어졌다.
 
총 6억 원이 들어가는 한국전쟁기념관은 하남시 2억 원, 국가보훈처 2억2천만 원, 리틀록시 1억8천만 원을 내놓았다.
 
한국전쟁기념관은 올 연말 완공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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