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덕분에 부상으로 점철됐던 불행한 과거를 잊고 새 출발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서 발행되는 유력 일간지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24일(한국시간) 인터넷판에서 WBC에서 맹활약한 박찬호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늘어난 행복감과 팽배한 자신감이 호투로 연결될 수 있을까. 박찬호와 샌디에이고는 조만간 그 답을 알게 될 것이다'는 다소 도발적인 내용으로 출발한 이 기사는 WBC에서 박찬호가 보여준 호투, 그의 결혼, 샌디에이고 마무리투수 트레버 호프먼과 박찬호가 나눈 대화 등을 비중있게 전했다.
 
이 신문은 `WBC에서 박찬호가 보여준 자신감 넘치는 투구는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에 이르기까지 지난 해 거의 볼 수 없던 내용이었다. 박찬호는 WBC에서 10이닝 동안 무실점에 볼넷이 한 개도 없었다. 또 한국대표팀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박찬호는 “WBC를 통해 불행한 과거를 잊을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텍사스에서 부상과 그로 인한 실망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유니온 트리뷴'은 박찬호가 이번 WBC를 준비하면서 어느 때보다 마운드에 먼저 올랐고 같은 팀 동료이자 미국대표팀 선발이었던 제이크 피비보다 여덟 번이나 더 실전 투구를 했던 사실에 주목했다.
 
박찬호는 WBC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결혼을 통해 심적인 안정을 찾은 것도 부활하게 된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와이, 서울, 일본에서 진행된 `세 번의 결혼식'을 통해 가정을 꾸렸고 이전보다 훨씬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후에는 야구 외 다른 것에 관심을 두게 됐다. 특히 가족이생겼고 곧 있으면 2세도 태어날 것”이라고 자랑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8월 샌디에이고에 합류한 뒤 `지옥의 종소리'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마무리 호프먼으로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호프먼은 박찬호에게 `불펜에 있을 때는 마운드의 흙을 바라보고 실전 마운드에 오르면 잔디만을 응시하라. 관중은 절대 쳐다 보지 말라'고 조언했다.
 
박찬호는 지난 13일 멕시코와의 WBC 본선 첫 경기에서 호프먼의 조언에 따라 행동했고 마지막 타자에게 볼카운트 0-3의 절대 열세에서 삼진을 빼앗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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