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식 등록 이륜차 대수 약 170만 대, 미등록 대수 50~130만 대를 고려하면 약 220만 대에서 최대 300만 대까지의 이륜차가 운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전체 차량 등록 1천500만 대를 고려하면 7대 중의 1대가 이륜차인 셈이다. 이 정도면 이미 정식 교통수단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국내의 이륜차 문화는 후진국 개념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1988년 이전의 이륜차 문화보다 못하다고 단언한다. 이 때만 하더라도 이륜차는 긍정적인 제 2의 교통수단으로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매우 강해 국내 연간 매출 30만 대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2005년에만 하더라도 연간 15만4천 대 규모로 이전의 과반수로 줄어들어 업계 모두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이륜차 자체를 부정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륜차를 언제까지나 부정할 수 없고 이제는 우리의 정식 교통수단으로서 인정하고 포용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이륜차 분야의 전반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풀기보다는 하나하나 푼다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륜차 검사제도, 보험제도, 관리제도 및 운영제도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급하지 않은 것은 없으나 우선 기존의 이륜차가 공로 상에서 일반 사륜차와 조화롭게 운영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우선이라 판단된다.
 
현재의 교통수단은 집중도가 너무 높아 사고의 빈도를 높게 만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로 상에서 대부분의 교통수단과 보행자들의 연결 통로가 도로의 끝 차선인 오른쪽 차선에 치우쳐 있다보니 사고의 빈도수가 높게 나타난다. 보도와 차도를 매개체로 일반 버스, 승용차, 택시, 자전거, 이륜차 여기에다가 보행자들까지 밀려있다 보니 사고의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륜차의 운행 방법도 마찬가지로 오른쪽 끝 차선인 관계로 역시 더욱 사고비율을 높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를 분포시켜 사고밀도를 낮추는 방법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교통사고 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스전용차로제, 자전거 전용도로 등도 한가지 방법일 것이다. 이미 작년 필자가 소속된 한국이륜차문화포럼이 주관한 이륜차 관련 전문 세미나를 통해 제시한 바와 같이 기본적인 두 가지 시스템 구축을 우선 정부에 촉구한다.

우선 이륜차 전용 정지선의 도입이다. 일반적으로 이륜차는 사륜차에 비해 단위 무게 당 출력이 크므로 정지상태에서 출발을 하게 되면 일반 사륜차보다 보다 빨리 먼저 나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횡단보도 뒤에 있는 일반 자동차 정지선을 이원화해 횡단보도 바로 뒤에는 이륜차를 위한 전용 정지선을, 그 뒤에는 일반 사륜차 정지선을 도입하면 신호의 전환과 동시에 이륜차가 먼저 나가고 그 뒤를 이어 사륜차가 출발하는 특성을 나타낼 것이다. 이륜차와 사륜차가 섞이지 않고 흐름에 따라 운행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은 교통사고 비율을 줄이는 효과로 바로 나타날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입증된 방법이다.

둘째로, 좌회전을 위한 이륜차 좌회전 전용 박스선 설치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이륜차가 좌회전하기 위해서는 차선 구분 없이 모호하게 좌회전하면서 끝차선으로 다시 복귀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이러다보니 좌회전하면서 일정한 차선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 경우에 따라 사고의 비율이 높아지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럴 경우에는 우선 오른쪽 끝차선에 있던 이륜차는 직진 신호와 함께 진행하다가 사거리 중간에 있는 좌회전 전용 박스선 내에 대기해 있다가 다른 차선의 직진 신호와 함께 진행하게 되면 원만하게 좌회전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낮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 방법은 이미 대만 등을 비롯해 각 선진국에서 입증된 교통 체제로서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방법만이라도 적극 도입한다면 사고의 빈도수가 줄어듦은 물론 이륜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이륜차 정책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 산재해 있다. 특히 부정적인 요소를 증가시키는 퀵 서비스업에 대한 부분도 분명히 개선해야 한다. 퀵 서비스업은 이륜차의 문제가 아니라 업태에 대한 관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리 겁을 먹고 피하거나 한꺼번에 해결하기보다는 효과가 빠르면서 입증된 하나하나의 시스템을 우선 도입한다면 그 개선효과는 극대화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륜차 전용 교통체제 구축은 가장 우선시 할만한 사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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