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테슬라(1856-1943)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제로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에 버금가는 위대한 과학자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무선통신, 리모컨, 형광등이 그의 발명품이며, 무엇보다 현대 문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발전과 전력 수송을 가능케 한 교류전동기도 그가 만들었다.
   
테슬라는 28세 때인 1884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귀화했으며,  에디슨  회사에 다니며 많은 발명품을 쏟아냈지만 실제로는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난 세르비아인이다.
   
1990년대 초반 구 유고연방이 분열되기 전까지 그는 유고인이었지만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가 내전을 치르고 완전히 다른 국가가 된 지금 그의  핏줄은  세르비아,고향은 크로아티아로 나뉜 셈이다.
   
그의 탄생 150주년이 되는 오는 7월을 앞두고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는 이 위대한 발명가가 자국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국간 물밑 경쟁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말. 크로아티아 정부가 2006년을 '니콜라 테슬라의 해'로 선포하며 선수를 쳤다.
   
크로아티아는 테슬라가 태어난 스밀란 지역에 내전 당시 파괴됐던 기념관을  재건하고 테슬라 박물관도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
   
이에 질세라 세르비아는 지난달 베오그라드의 국제공항 이름을 '테슬라'로 명명하고 그의 탄생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뒤늦게 준비하기 시작했다.
   
공항에 테슬라의 이름을 붙인 건 그가 생전에 '완벽한  비행기구'  발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에서 착안한 것이기도 하다.
   
세르비아에서는 최근 한 잡지의 여론조사에서 세르비아가 낳은 가장 위대한  인물로 테슬라가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테슬라 탄생 150주년이 양국에 경쟁만 유발한 것은 아니었다.  세르비아 당국은 베오그라드에 있는 자국의 테슬라 박물관이 소장한 각종 자료의 사본을 크로아티아 스밀란에 재건 중인 기념관에 제공키로 약속, 협력의 정신을 보여줬다.
   
양국에 연고를 가진 테슬라가 내전을 치른 두 나라 간 화해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국민들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생전에 자신의 조국이 크로아티아이며, 자신의 조상이 세르비아인이라는 것을 똑같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던 것도 이같은 협력과 화해의 분위기를 한층 북돋우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세르비아인 의원인 밀로라드 푸포바치는 "1991년 내전 당시  그의 고향 사람들이 그가 세르비아인이라는 이유로 동상을 파괴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그의 탄생 150주년은 어떤 의미에선 양국간 신뢰 재건에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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