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인식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관계악화는 미국에도 골칫거리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카베 나오아키(岡部直明) 논설주간의 기명 칼럼에서 역사인식을 둘러싼 일.중의 냉각관계가 장기화되면 파문이 커질 것이라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오카베 주간은 "얼어붙은 일.중관계, 걱정하는 미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고이즈미(小泉)총리가 A급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를 계속 고집하면  전후처리문제와 얽혀 미.일관계에도 마찰음이 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칼럼 요지.
   
<< 개선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얼어붙은 상태다. 냉각을 촉발시킨 것은 역사인식 차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참배가 결정적 요인이다.
   
중국의 급속한 대두에만 정신을 빼앗겼던 미국 식자들도 냉각상태가 장기화되자 걱정하기 시작했다.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서 미국이 배제되는 것도 문제지만  일.중 양국의 대립이 성장지역인 아시아의 안정을 해쳐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조셉 나이교수(전 국방차관보)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참배는 일본의 소프트파워를 해친다"고 단언했다. "그의 참배가 미국인의 감정을 해치는건 아니지만 한국인과 중국인에게는 1930년대를 생각나게 한다. 일본 대중문화에 끌려 일본에 호의를 갖는 젊은 세대의 마음도 1930년대로 돌아가고 만다. 총리가 국내 정치사정으로 야스쿠니참배를 결정한 것 자체가 일본의 소프트파워를 깎아  먹었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그가 말하는 일본의 소프트파워는 세계의 젊은이를 끌어들이는 이른바  `크로스내셔널 쿨'로서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 그리고 비군사적인 대외협력이다. 이런  일본의 소프트파워가 총리의 야스쿠니참배로 손상되는 건 우려스런 사태다.
   
나이 교수는 "양국 정상은 상대를 비판함으로써 모종의 국수주의적 지지를 얻으려 한다"면서 "위험한 것은 이 국수주의가 예상을 넘어 통제불능에 빠지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일.중관계 악화는 미국에도 두통거리다.
   
버트 호맛트 골드만 삭스 부회장은 중국의 대두를 "2차대전후 유럽 재건,  일본의 발전에 이은 제3의 물결"로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국내수요에 자금을 써야한다"면서 "역사적으로도 확장주의로 기울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군사적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역사인식을 둘러싼 일.중관계 냉각이 더 이상 계속되면 파문이 확산된다.  고이즈미총리가 야스쿠니참배를 계속 고집하면 전후처리문제와도 얽혀 미.일관계에도 마찰음이 날지 모른다.
   
안그래도 미국과 일본간에는 쇠고기수입과 미군재배치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미국과 유럽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이란 핵문제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온건파인 나이 교수는 "일본은 이란산 원유도입을 걱정하지만 원유는  국제시장에서 사면 된다. 이란의 핵개발로 중동이 위기에 빠지면 원유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중동전체의 위기가 일본에도 더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포스트 고이즈미 선택은 일본의 장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나이 교수는 "어느 후보가 인근국가와의 관계를 잘 운영할 것이냐의 문제이자 어떻게 행동을 바꿀지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일.중정상회담을 아무때나 열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으면 아시아의 안정은 기대할 수 없다. 이는 일본의 국제적 책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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