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수도권지역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물수건 등의 세균오염실태가 심각하다니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올 여름도 식중독 등 각종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해마다 집단식중독이나 세균성이질 등이 나돌아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예외일 수 없어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일반세균이 허용기준보다 최고 880배나 검출된 물수건이 제공된 곳도 있는 데다 일부에서는 발암물질이 포함되기도 했다니 더욱 그렇다. 특히 음식점에서 제공하고 있는 물수건과 물 티슈의 절반 가량이 이같이 오염이 심각하고 고춧가루나 머리카락 등이 그대로 묻어 있기 십상이라니 어이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시중에 유통되는 물수건과 물 티슈 등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드러났다는데 물수건에서 일반세균이 허용기준보다 최고 880배 검출됐으며 미생물 시험검사에서도 50여 곳 중 10여 곳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물수건과 물 티슈의 일반세균이 허용기준을 초과했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피부염증을 일으킬 우려와 발암물질 논란으로 미용화장지는 물론, 물 티슈, 종이냅킨 등에 사용이 금지된 형광증백제가 다량 포함되기도 했다니 심각성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번 검사결과 물 티슈는 10개 음식점 가운데 3곳 꼴로, 물수건은 20곳 음식점 중 1곳 꼴로 오염된 용품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여기에 고춧가루, 머리카락 등 눈에 보이는 위생 정도도 불결하기 짝이 없었다니 행여 위생관리 사각지대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현행법에 이 같은 용품은 모두 보건당국의 위생검사 대상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만 보더라도 위생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심지어 우리가 다소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반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물 티슈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한다. 이 물 티슈에서는 법적 허용기준은 없으나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피부장해를 보인 음이온계면활성제도 검출됐다니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는 관계당국의 안이함이 극에 달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해마다 반복되는 피해에 그 예방대책은 뒤로 하고 그저 사고가 발생해야 사후약방문 처방 식으로 난리법석을 떠는 탁상행정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제라도 문제점을 파악해 보다 철저한 수인성 질병 예방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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