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인천시가 월미도에 건립하겠다는 해양과학관은 과연 시의 뜻대로 제모습을 드러낼 것인지 시민들의 궁금증을 짙게해주고 있다. 이는 시가 과학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만 보일 뿐 무슨 돈으로 짓고 운영은 어떻게 하겠다는지 좀체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는 그제 해양과학관건립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용역 보고회를 열고 건립에 필요한 재원방식을 BTL(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 쓰는 민간투자방식)로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국비 50%를 지원 받아 시가 관리주체가 되는 시립 해양과학관 건립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BTL방식은 수익성이 높지 않은 해양과학관 건립에 투자할 민간자본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그 동안 미래첨단지향의 체험형 해양과학관을 건립하겠다고 추진했지만 송도 아쿠아리움과 내용이 중첩된다는 이유로 5천만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가 실현단계에서 무산됐다. 또한 지난 2003년 사업타당성 미흡을 이유로 국고지원이 무산돼 시가 재원조달을 민간투자방식으로 바꿔 추진해 왔다. 그러나 민간투자방식마저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을 상황에 최소한 500억 원이 소요되는데 마땅한 투자자를 과연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시는 확신을 유보한 것이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으며 재원마련에 어려움에 봉착한 해양과학관 건립에 시가 국비를 50% 보조받아 짓겠다는 입장인 모양이다. 문제는 국비를 제대로 지원받을 수 있느냐에 있다. 먼저 해양수산부와의 협의가 돼야 하며 해수부와 합의한다 해도 중앙투융자심사를 거쳐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리는 범시민적인 지원속에 인천해양과학관 유치에 나섰다가 결국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시민 모두 가슴아파 했던 2003년을 잘 기억하고 있다.

해양과학관은 동북아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에서 교육적으로도 꼭 필요한 필수시설이라는 인천시 관계자의 설명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과연 해양과학관이 시의 구상대로 건립될 수 있을지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얼마전 송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이 착공됐고 송도국제자유지역에도 대형 생태관이 들어설 예정이어서다. 물론 차별성이 있다곤 해도 '시립'해양과학관이 얼마만큼 관람객의 발길을 모을 수 있는지 심각하게 검토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인천시의 향후 행보가 못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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