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동물병원 등을 통해 각 가정으로 분양돼 가족들에게 사랑받던 애완동물이 유기동물로 전락할 경우 10마리 중 7~8마리는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는 소식이다. 인천지역 10개 군·구별 유기동물 처리과정을 살펴본 결과 분양이나 기증은 24%에 불과한 반면 안락사 비율이 73%를 차지해 애완동물이 유기되면 대부분 안락사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개나 고양이가 대표적인 애완동물 가운데 주인에게 버림받거나 길을 잃어 유기될 경우 운이 좋아 행정관청으로부터 보호받게 된다 해도 평균 30일 정도인 보호기간 안에 주인을 찾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죽게 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는 등 생명연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 모색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애완동물이 유기동물로 전락하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사랑받던 애완동물이 주인에게 버림을 받는 경우가 첫 번째요, 길을 잃는 등 어쩌다 가족과 헤어져 다시는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게 두 번째다. 유기동물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IMF로 우리경제가 어려워지면서부터라고 한다. 그 동안 집안에 키우면서 자식처럼 사랑을 쏟다가 살림살이가 힘들어지자 내다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강아지 한 마리 키우려면 예방접종비와 일반 치료비 등 의료비에서부터 사료나 간식비 등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결국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 게 유기동물이 급증하게 된 주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처럼 유기동물로 전락하게 된 애완동물 대부분이 주인을 찾거나 다른 가정에 분양 또는 기증되기보다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데 있다. 우리는 길거리를 방황하던 강아지가 혼자 사는 노인과 친구가 되거나 장애인의 길동무로 변신한 사례를 종종 접한다. 얼마간의 훈련을 통해 앞을 못 보는 사람에게 손과 발 역할을 대신 해주고 친구가 없는 장애아동에게는 든든한 친구가 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처럼 소외된 이웃과 유기동물을 주선해주는 통로가 많지 않고 그나마 연결방법이 어렵다는 게 안타깝다. 안락사는 손쉬운 처리방법 중 하나다. 이제는 유기동물의 쓰임새를 찾아 확대시키는 등 다양한 활용방안모색에 나설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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