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정부의 지속적인 혁신노력에도 비위 연루 경찰관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는 소식이고 보면 경찰의 조직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적발된 비위사실 역시 조직폭력배와 함께 성인오락실을 운영하며 부당이득을 챙기거나 피의자 심문조서에 중요사실을 누락하는 등 고전적인 범죄 행태를 보이고 있어 혁신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모자라 경기도의 한 경찰서 직원들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성인오락실 불법행위와 관련, 단속정보를 사전에 알려주고 금품을 챙기거나 향응을 제공받았다니 썩을대로 썩은 경찰조직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적발된 경찰관들의 비위사실을 보면 이는 하도 어이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검찰이 오락실을 불법으로 운영하거나 오락실 업주에게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경기도 2곳 경찰서 직원 4명과 오락실 업주 및 조직폭력배 등 18명을 적발했다고 한다. 이들 경찰관이 오락실 업주나 조직폭력배들에게서 받은 대가가 모두 22차례에 걸쳐 수천여만 원에 달한다니 이들의 비위가 단발성이 아닌 상습적 악어와 악어새 역할을 했다는 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적발된 오락실 업주와 조직폭력배들은 경찰관들의 비호 아래 온갖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며 심지어는 경찰관과 동업까지 했다니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그 동안 경찰이 입버릇처럼 강조해온 조직개혁이 한낱 물거품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의정부지검도 같은 날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조사하며 피해자들의 중요 피해사실을 누락시킨 경찰관을 적발했으며 앞서 수원지검도 세금감면 등의 명목으로 건설회사에서 수백만 원을 받은 경찰간부를 구속하는 등 최근 일주일 사이 경기경찰 6명이 구속되거나 불구속입건됐다. 이 모두가 업무미숙 또는 실수로 보기 어려워 경찰의 조직관리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복마전을 연상케 할 정도로 경찰관 비위가 적발되고 있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일부 직원들의 비위가 곪을 대로 곪았음에도 자체적으로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은 총체적 부실이 낳은 결과라 더욱 그렇다. 경찰당국은 이제라도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데 주력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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