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일환으로 경기도가 평택·화성 등 외국투자기업 유치지역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키로 하고 타당성조사를 의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 상반기 평택평화신도시 지구지정이 이뤄지면 오는 9월 말 조사결과를 토대로 토지이용계획에 외국인학교 설립부지를 반영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손학규 경기지사 취임후 4년간 유치한 외투기업은 평택과 화성에 105개에 이르고 있지만 이에반해 교육여건은 열악한 형편이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것 중의 하나도 자녀의 교육 문제를 꼽았다. 따라서 경기도가 평택 외국인학교를 설립한다면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을 위한 도내 첫 외국인학교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OECD 가입과 함께 국제 사회의 주도적 일원으로서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를 끌어가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학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문제는 도차원이 아닌 국가차원의 관심과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할 중대 사안이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바라보고 동북아경제중심 국가로 나아가려면 외국인 투자를 촉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 투자환경이 나쁜 곳에 어느 외국인이 매력을 느끼겠는가.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의 마련은 우선 외국인 자녀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보장해 주고, 동시에 유능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유치에 필요조건이다. 그러려면 외국인학교를 세워 자녀교육의 걱정없이 경제활동을 하도록 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외국인학교 설립에 피해의식을 느끼며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를 극복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피해의식이 전체 국가발전에 근거를 둔 것인지, 집단이기주의에 근거한 것인지 반성이 요구된다. 우리교육이 내실화되기 전에는 외국인학교 설립은 안 된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교육의 내실화와 외국인학교의 설립은 선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폐쇄적인 민족주의 같은 것으로 경제성장에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외국인 학교가 생기면 `내가 무엇을 얼마나 빼앗길 것인가'라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거기서 무엇을 얻어 낼 것인가'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측면의 성찰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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