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전국적으로 바람이 일기 시작한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운동이 인천에도 상륙해 깨끗한 선거, 정책중심 선거를 치러보자는 움직임이 한층 속도를 내게 됐다. 이는 본보와 인하대·인천대·매니페스토추진본부 등이 후원하고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매니페스토 정착을 위한 시민대토론회'가 그제 열려 매니페스토 운동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이 토론회에서 `스마트 매니페스토 운동과 5·31 지방선거'란 주제로 발제한 한 교수는 지역문제를 개별 (지방)의원 혼자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특히 이번 선거에선 기초의원 공천제가 도입됐기 때문에 매니페스토 관련 정책 공약 개발도 시·도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매니페스토가 성공하려면 각 정당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 주장했다. '참공약 선택하기 운동과 정책선거'란 주제로 공동 발제를 맡은 다른 교수도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여서 중앙당이 시·도당과 긴밀하게 협의해 매니페스토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매니페스토란 주지하다시피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에서 당선됐을 경우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정책개요를 선거기간 중 공표하는 공약으로 목표와 우선순위·공정·재원·기한 등을 구체적으로 선언하는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한마디로 유권자들이 쉽게 파악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해 이벤트성이나 실현불가능한 공약을 해서는 안 된다. 지역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혈연과 학연 등에서 탈피하지 못한 우리나라 정치현실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은 그야말로 정책중심 선거를 이룩하는 데 가장 중요한 명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유권자 모두가 이 운동에 동참해야하는 까닭이 있다 하겠다.

그럼에도 과연 이 운동이 한달여 남은 이번 선거에서 소기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확신이 서질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바다. 이번 토론회에서 주문됐듯이 매니페스토 성공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 명확한 철학이나 비전에 입각한 정책의 우선순위 확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 등의 적지않은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절대로 이 운동 참여에 정치권, 후보자, 유권자 어느 쪽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인천자치발전에 대한 책임은 정당, 후보자, 유권자, 시민사회단체, 언론계 모두에게 있어서다. 따라서 매니페스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이 시점에서 참공약 선택하기에 범시민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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