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출입하고 있는 기자들은 어떻게 기사를 쓸까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또 질문도 많이 받게된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풀(POOL)기자와 등록기자로 나누어진다.
 
풀(POOL)기자는 대통령의 각종 공식적인 행사에 윤번제로 동참하는 기자이고 등록기자는 풀 기자와 만찬가지로 춘추관에 상주하고 있지만 기자단 운영에 가입하지 않는 기자들이다.
 
대통령의 공식행사에는 여러 가지 제반문제로 기자들이 동시에 취재할 수 없어 전체 출입기자들의 대표로 보통 3명(중앙언론 2명, 지방언론 1명), 특별한 경우 2명이 취재하는 기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대통령의 외국 순방 때는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몽골 순방길에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풀(POOL)기자의 한·몽골 경제인 오찬과 관련된 스케치 취재원문이다.

한·몽골 경제인 오찬이 당초 예정보다 17분 늦은 8일 낮 12시 47분(한국시간)에 열렸다.

뎀베렐 몽공 상공회의소 의장이 먼저 인사말 후 노무현 대통령에게 8마리 말 형상의 목각 액자를 선물로 증정되고 이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의 답사가 이어졌다.(생략)

그리고 노 대통령은 배포된 원고 앞부분 일부만 언급한 뒤 나머지 대부분은 즉석 연설을 했다. 연설이 길어져 1시 40분까지 도달하자 노 대통령은 마지막에 농담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노 대통령의 마무리 말은 “한국에서 경찰들이 불법 체류 몽골인이 한국사람들과 너무 비슷해 적발이 어렵자 몽골 말 `허이'라고 불러 돌아보면 체포한다는데, 앞으로 몽골말로 경찰이 부르면 돌아보지 말라고 얘기해 주라”고 말해 좌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는 풀(POOL)기자의 취재원문이다.

그리고 풀(POOL)기자는 대통령의 말을 한마디라도 놓쳐서는 안된다. 즉 원음그대로 기록해야 한다.

노 대통령의 경제인 오찬에서 발표한 즉석연설문 일부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존경하는 엥흐볼드 총리 그리고 뎀베렐 상공회의소 회장, 발도르즈 경제협력위원장, 손경식 회장, 그리고 김영훈 경제협력위원장, 그리고 양국 경제인 여러분, 대단히 반갑다. 올해 몽골 건국 8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을 조금 미리 축하드립니다.(박수)

지금까지 수십 개 국가를 방문했지만 이번에 동행하는 경제인 숫자가 가장 많은 편에 속한다. 순방을 갈 때 장관들도 함께 동행하는데 이번 몽골에 동행하는 장관의 숫자가 아마도 가장 많이 동행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과 몽골 사이의 교역과 투자 규모에 비춰보면 이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규모에 비해 매우 많은 것이다. 저는 이렇게 많은 경제인이 함께 동행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런데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몽골을 형제간처럼 가깝게 생각한다. 그리고 몽골의 역사와 문화, 자연에 대해 상당한 신비감과 동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제가 막상 몽골에 와보니 고향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런 이유들이 우리의 많은 기업인들이 몽골을 방문한 이유로는 적합치가 않다. 다들 바쁘고 관광을 온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1999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몽골을 방문했을 때 그때는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그 후 꾸준히 한국과 몽골을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이번에는 상호 신뢰와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을 더욱더 증진하는 `선린 우호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롭게 합의했다.……(생략)

풀(POOL)기자는 1시 40분 동안 대통령의 말을 원음대로 기록한 이 글을 가지고 출입기자 또는 국내·외 통신사 등 각 언론사로 보내지고 기사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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