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성폭력 피해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과 긴급히 쉴 곳이 필요한 여성들의 쉼터가 한 여성의 끈질긴 노력끝에 인천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게 됐다는 보도다. 인천지역 성폭력피해여성이 900여 명으로 조사되고 있고, 또 날로 늘어가면서 피해여성들이 편안하게 상담하고 쉴 공간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 시기에 이러한 보급자리가 마련됐음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의 지적으로는 성폭력 피해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그 정도가 심각하며, 후유증 또한 오래 간다고 한다. 다만 그 동안 피해자들의 경험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기에 피해의 극심함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임신이나 성병 감염, 신체 상해 등 신체적 피해는 물론이고, 성폭력의 충격과 후유증을 견디다 못해 자해하는 경우까지도 있다. 또 심리적으로는 두려움과 공포, 우울과 좌절, 손상감과 무기력 등의 현상을 보이고, 순결 상실감으로 남자들을 싫어하거나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기피하게 되고 심하면 대인관계 및 사회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족 관계를 손상시키고, 인간관계의 파괴, 여성의 행동 제약 및 사고의 위축, 정상적인 남녀 관께 불신 등 사회 전반에 끼치는 심각한 피해를 고려할 때 성폭력 피해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범죄이다. 따라서 모든 성폭력 피해자들은 그들의 성별, 연령, 직업, 계층, 장애여부와 상관없이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성폭력 피해자를 마치 그 폭력을 유발한 것처럼 매도하고, 성폭력을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오히려 비난받는 잘못된 사회분위기는 고쳐져야 한다.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우리사회의 억울한 희생자임을 인정하고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정신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천시는 여성복지 차원에서 보호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여성피해 예방과 구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인천이 타 지역에 비해 성폭력피해가 많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시민 각자의 의식변화도 시급하다고 하겠다. 인천에서 처음 탄생하는 이 여성보호시설이 성폭력피해 여성의 보금자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제2, 제3의 보급자리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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