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스승의 날이 엊그제인데 중학교에선 여교사가 수업시간에 장난치는 학생을 나무라다 폭행을 당하는 가하면 학부모들이 찾아와 교사의 징계를 요구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무릎 꿇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교권이 이렇게 심각한 도전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원과 학부모, 학생 등 교육 주체 간의 신뢰가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학부모의 폭언과 폭행 등 부당행위로 인한 교사들의 피해사례는 52건이었다. 교원의 금품 및 촌지 수수와 성추행, 성적 조작 등 비리도 해마다 수십 건에 이른다. 통계적 수치로는 결코 많은 사례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직종보다 엄격한 도덕적 책임이 수반되는 교직사회이기에 단 몇 건이라도 용인돼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교원들도 자정 노력을 강화해 부적격 교사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학부모도 자녀를 위한 바른 교육이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자녀의 잘못을 나무라 매를 든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고, 무릎을 꿇리게 하는 몰지각한 행위는 삼갈 일이다.

우리는 일선 교사들에게 학부모들이 거칠게 항의하는 일은 보통이고, 담임 교체요구, 무고성 진정서 제출 등 정상적인 학생지도를 어렵게 하는 것이 다반사로 행해지고 있는 오늘의 교육 현장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인권침해까지 자행되고 있는 현실 속에 학부모들은 학교에 어떤 교육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직자로서 부과된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려면 그에 따른 권위는 물론 신분과 권익이 보장돼야 한다. 이는 교사와 학부모간의 신뢰와 상호존중, 사제간의 사랑, 인성을 바탕으로 한 가정교육을 절대 필요로 한다. 이 중 어느 한 축이라도 무너지면 교육은 성립할 수 없다. 제자는 대들고 학부모는 협박하는 우리의 무너진 교육 현장은 그 요소들이 부족하거나 결여됐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교권확립을 위한 총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 바로 시행해야 한다. 교단붕괴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지만 그래도 교사는 존경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교사들 또한 학교당국과 함께 학생 지도 방법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한다. 학부모들의 수준은 나날이 높아 가는데 교사들의 지도 방식만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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