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5·31 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인천과 경기도 등 각 선거관리위원회마다 투표율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40%대 초·중반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투표 당일 유권자 2천만 명을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투표율 제고에 총력전을 전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선관위가 이처럼 투표율제고에 비상을 걸고 나선 것은 이번 선거의 경우 선거연령이 만 19세로 낮아져 유권자수가 61만여 명 늘어나긴 했으나 유권자들의 관심을 독일월드컵에 빼앗긴 데다 선거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독주로 흥행성마저 떨어지고 있어 투표율 부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 판세는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싹쓸이만은 막아 달라’고 호소할 정도로 전국 대다수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독주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인천과 경기도, 서울 등 이른바 수도권 빅3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큰 차이를 보였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초반 각종 여론조사결과 차이를 보이기는 했으나 한나라당 박근혜대표 피습사건 이후 1, 2위간 격차는 더욱 벌어져 사실상 흥미를 유발시키는 관심대상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곧 투표율 하락의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율이 50%대와 20%대로 차이를 보인다면 기대는 물론이요 흥미도 사라졌다 하겠다.

문제는 투표율 하락 전망이 이 같은 특정당의 독주와 이에 따른 흥행 부진 때문만은 아니라는 데 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맛본 우리 국민들의 이번 독일월드컵에 대한 열망이야 당연한 현상이라고 하겠지만 이에 앞서 전국에서 실시되는 5·31 지방선거 역시 중차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TV방송사들이 지방선거에 대한 안배보다 독일월드컵에 올인 하는 모습은 조금 지나치지 않나 싶다. 16개 광역단체장과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만 집중된 유권자들의 관심을 광역 및 기초의원으로 확대시켜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선거관리위원회뿐만이 아니라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의 중요한 책무이기도 하다. 언론, 특히 방송은 이제부터라도 지방선거에 올인,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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