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2006 독일월드컵에 출전할 태극전사들이 마침내 월드컵 출정 장도에 올랐다. 한국 월드컵대표팀의 1차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도착해 결전에 대비한 현지적응 훈련에 들어갔다고 한다. 모두 늠름하고 믿음직하다. 우리는 태극 23전사는 물론 4천800만 국민과 함께 월드컵 4강 신화 재현, 그 감격의 꿈을 다시 그리고 있다.

월드컵 4강은 히딩크의 용병술이나 선수들의 노력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함성 속에 하나로 합쳐진 국민적 에너지가 대표팀의 투지를 불태웠다. 그러기에 ‘안방’ 아닌 ‘적지’에서 치러지는 이번 월드컵은 결코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16강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전망은 2002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이 또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국팀 특유의 정신력과 국민적 성원의 힘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 16강 돌파 등의 기대에 부풀어 있지만 예선에서 상대해야 할 팀 중 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다. 거친 플레이의 토고, 예술축구의 프랑스, 경험 많은 선수로 구성된 스위스 모두 벅찬 상대인 데다 2002년처럼 홈그라운드도 아니다. 우리가 유리한 점은 월드컵에 6회 연속 출전하는 경험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리를 향한 우리의 바람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선수들의 그것만 하겠는가. '4강 신화'에 사로잡혀 선수들을 지나치게 비장하게 몰아세우지 말자. 스스로 최선을 다할 것임을 믿고, 90분간의 승리에만 연연하지 말자.

현대 축구는 체력을 앞세운 압박축구 시대라고 한다. 한국축구가 2002년 4강 신화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강한 체력과 자신감으로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혔기 때문에 가능했다. 독일월드컵 성적도 체력 및 자신감과 비례한다. 국민도 우리선수에게 지나치게 기대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꿈을 재현할 수 있도록 응원을 하고 2002년처럼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고 즐겨야 한다. 그러면 침체된 소비도 되살아 날 수 있다. 기업도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 나서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데 앞장 서야 한다. 선수와 국민의 응원이 한 덩어리가 되고 기업이 이에 발맞춰 마케팅에 주력하면 단군 이래 가장 행복한 한 달이었다는 2002년 6월처럼 우리의 삶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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