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의장의 사퇴 이후 지도부 공백상태를 겪어온 열린우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한 임시 지도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우리당은 당내 중진·원로그룹을 중심으로 김근태 최고위원의 의장직 승계를 추진해왔으나 김혁규·조배숙 최고위원이 이에 반대하며 사퇴를 강행, 현 지도부인 최고위원단은 사실상 해산됐다. 
 
김혁규·조배숙 최고위원은 4일 오후 영등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내에서 거론되는 김근태 최고위원의 의장직 승계 방식으로는 당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고 당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비상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두 최고위원의 동반사퇴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중 정 전 의장을 포함해 3명이 자진해서 물러남에 따라 현 최고위원단은 당헌·당규에 따라 사실상 해산된다고 우리당은 밝혔다. 
 
이번에 구성되는 비대위는 별도의 전당대회를 거치지 않고 정동영 전 의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3월까지 10개월간 당을 이끌며, 당 체제 정비와 내년 1·4분기 대선후보 경선 등의 준비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제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함으로써 당지도체제는 비대위 형태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누가 비대위를 맡을 것인지의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당은 5일 저녁 김한길 원내대표 주재로 중진회의를 소집해 비대위 구성을 비롯해 당의 후임 지도체제 수습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당은 중진회의 논의결과를 토대로 7일 오전 김한길 원내대표 주재로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와 전국 시·도 지부장 연석회의, 중앙위원 회의,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 등을 거쳐 후임 지도체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정동영계와 중진그룹을 중심으로 김근태 최고위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임시 지도부를 구성하는 방안이 중점 거론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18 전당대회의 차순위 득점자로서 정통성을 갖춘 김 최고위원이 비대위를 맡아 당을 질서있게 수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유력시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다른 방안은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초·재선의원들이 선거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의 일원이 또다시 비대위에 들어가는 것은 적절치 않고 중립적 인사로 임시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적지않은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후 당권 및 대권구도를 의식한 당내 계파와 그룹들 사이에 임시 지도체제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물밑 경합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비대위 구성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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