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해 싹쓸이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었다.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수도권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 나섰던 한나라당 후보들이 열린우리당을 비롯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후보들을 압도적인 표차이로 누르며 승리한 것이다. 선거 당일 오후 6시 각 방송사가 발표한 출구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의 싹쓸이는 일찌감치 예상됐다. 광주와 전라남·북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큰 차이로 앞서나갔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의 경우 여론조사결과 후보등록 이전부터 앞서나갔던 특정당 후보들의 지지도가 별다른 이변 없이 그대로 투표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인천지역의 정당별 당선인 수를 보면 인천시장에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던 안상수 시장이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선됐으며 광역의원 역시 한나라당 후보들이 지역구 30석 모두를 차지했다. 특히 10개 군·구 단체장 선거의 경우 강화에서 무소속후보가 승리한 것을 빼고는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으며 지역구에서 97명을 선출하는 기초의원도 한나라당이 무려 61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전체 156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총 113명의 당선자를 낸 반면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 시의원 1명과 구·군의원 5명, 그리고 지역구 구·군의원 31명 등 모두 37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기초의원 당선도 중선거구제 도입 때문에 가능했다고 하겠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한나라당의 싹쓸이 현상이 인천발전, 260만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이 참패한 것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한나라당의 석권으로 견제나 비판세력 없이 특정 당이나 특정인의 독주가 가능해진 인천지역의 앞날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지난 2일 한나라당 인천시당 당직자들과 당선자들이 승기천변에 모여 쓰레기를 줍는 등 하천을 정비했다는 소식이다. 아마도 이 같은 시민들의 우려를 인식해 축하연 대신 쓰레기 줍기를 하는 등 시민 안심시키기에 나선 것은 아닌가 싶다. 당선자 중에는 자질 면에서 부족한 이들도 상당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자신의 능력보다는 한나라당 깃발 때문에 당선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겸손한 자세를 견지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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