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책홍보 토론회에서 `성숙한 민주주의의 과제로서 균형적인 정보의 소통'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국민의 힘으로 권력을 제어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으로, 오늘날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요소라고 말했다. 특히 국가 행정서비스를 생산하는 공무원은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홍보시스템은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하나의 틀로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고려 광종 때 채택된 과거제도가 후일 전문가에 의한 국가경영이 가능하도록 한 것처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홍보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정보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그것은 우리 사회를 균형 잡힌 정보사회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정책홍보시스템을 발전·정착시켜 줄 것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들의 취재시스템을 바꾸고 오보 대응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었다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공무원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뚫고 이 정도까지 정책홍보 시스템을 발전시킨 것은 대단한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그 노고를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이 잘하면 어떤 경우에도 대한민국은 잘될 것이라고 말하고,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정책홍보 시스템을 발전시켜 줄 것도 요청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정홍보처장이 정책홍보시스템 운영 현황을 보고하고,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조세정책 홍보 실패 사례를 보고한 후 진지한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갑근세 관련 언론의 왜곡보도와 홍보 실패의 교훈에 대한 재경부의 보고는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또 “어릴 때 동네 어른들로부터 많은 속담을 들었는데 그 중에 `방귀 질 나자 보리양식 떨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었다”며 “손에 좀 익어 뭔가 좀 할 상 싶으면 끝난다는 뜻을 설명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책홍보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고통이 있었다”며 “장관들과 비서실 참모들도 이것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참 오래 걸렸다.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도 든다. 공무원과 손 맞추어 이 수준까지 만들었다니 감격한 기분이다. 그런데 이제 공무원들과 손발을 맞춰 제대로 해 보려고 하니 임기가 다 되어가는 것 같다. 속담을 소개하는 것은 나의 심정이 그렇다는 뜻”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정책홍보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다. 그래서 선거에서 패배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인과관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한두번 선거로 나라가 잘 되고 못되는, 어느 당이 흥하고 망하고 그런 것이 민주주의는 아니다.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수준이 있다. 제도나 의식, 문화, 정치구조 등의 수준이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캐나다의 예를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1993년 캐나다 보수당이 소비세 인상을 공약으로 걸었다가 참패를 했었다. 보수당은 2석의 의석을 얻고 풍비박산의 위기에 빠졌었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은 캐나다의 심각한 재정위기를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가져오는데 기여했다. 그 공은 자유당이 가져갔다. 보수당은 2005년이 되어서야 다시 집권당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오늘날 정보의 시장에서 정확한 정보, 공정한 정보가 정말 중요하다”며 “소외된 사람들의 어려움이 정보시장에서 제대로 반영되고 있을까, 한가지 정부의 정책을 공격하기 위해 필요할 때에만 그 정보가 나왔다가 정책이 결정되면 정부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아닌지, 부동산 정책이 그렇다. 지금 부동산 정책을 바꾸면 무슨 대안이 있겠나, 수십년 동안 있었던 정책을 들여 보고 연구해 보고 한 것 중에 지금 가장 핵심적인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대안 없이 무조건 흔들어서 깨뜨리면 결국 부동산 투기업자들의 승리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여러분들은 정책의 가치를 지켜야 하고 왜곡된 정보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해야 한다. 공직자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고 했다.

또 “인간의 도덕적 행위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자부심이다. 자부심 강한 사람에게 창고 열쇠를 맡기면 도둑을 안맞는다. 자부심이 강한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며 “제가 정치를 하는 동안 순풍은 13대 때 뿐이다. 호남당했다고 선거에서 떨어지고 항상 역풍 속에서 선거를 치렀다. 대통령 선거 그 해에도 마지막 20일까지 역풍 속에서 헤맸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다. 인간 만사 다 그런 것이다. 대한민국의 공무원답게 자부심을 가지고 (정책홍보시스템이)민주주의의 중요한 제도라면 살려가자. 공무원들이 마음먹고 하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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