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5·31 지방선거가 끝남에 따라 바야흐로 정치시즌이 도래했다.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선거 참패에 따라 지도부의 사퇴와 함께 계파간 갈등이 불거져 내분과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또한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도 대권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 불가피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정치시즌에는 모든 것이 정치 논리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뜩이나 전망이 어두운 경제가 더욱 짙은 먹구름에 휩싸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 경제는 올해 5%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 하강조짐이 심상치 않다. 경상수지가 2월부터 4월까지 석달간 적자를 기록했는가 하면 산업생산도 2개월째 증가율이 둔화됐다. 경기선행지수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민간연구소들은 올해 4분기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하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4%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도 하반기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성장은 고용을 악화시키고 투자를 억제해 서민들의 삶을 어렵게 한다. 지방선거 때문에 미뤄져 온 교통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마저 줄줄이 인상을 기다리고 있으니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고통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경제정책 실패가 여당의 이번 지방선거 참패의 주된 요인중 하나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겸허히 반성하고 경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대외악재는 어쩔수 없다는 안이한 사고에서 벗어나 다각적이고 전방위적인 극복 방안을 짜내야 한다. 이럴 때 일수록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땜질식 대증요법보다는 우선 순위를 제대로 설정해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야 얽힐대로 얽힌 실타래를 제대로 풀어 나갈수 있을 것이다.

경제의 큰 흐름은 그렇더라도 지역경제와 민생현장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 것은 지역의 몫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안정속의 개력을 바탕으로 경제살리기에 주력하고 기업을 유치해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으로 만들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 물론 자영업자와 농어민들의 기가 살고 근로자들이 안정된 고용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다면 무슨 큰 불평이 있겠는가. 도민들이 살림살이만큼은 환하게 웃을 수 있게 4년 내내 전력을 다해주기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