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그럴 일이 없겠지만 불과 수십년전만 하더라도 허리를 두툼하게 둘러싼 배둘레햄(?)은 인격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잣대로 불려지기도 했다. 가난하고 배고팠던 시절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가 등짝에 붙어있을 시절에 배를 내놓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지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또 그것이 선망의 대상이 돼 어릴 적 놀이 가운데에서도 배를 불룩하게 내놓고 하는 배사장 놀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보통 똥배로 불리는 비만의 상징이 이제는 더 이상 인격이나 부의 기준이 아니라 게으름과 자기실패의 상징으로 변모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대부분의 똥배 소유자들은 다이어트를 통해 똥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뱃살이 늘어나면 혈압과 함께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고 혈당도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데 복부비만은 무엇보다 고지혈증과 당뇨 등 심각한 대사증후군을 일으켜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건강의 시한폭탄인 셈이다.

똥배는 남녀의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폭식이나 과식이 잦은 남성은 허리둘레나 윗배쪽에 지방이 쌓이지만 변비가 심하고 활동량이 적은 여성은 아랫배가 볼록하게 올라오거나 체중은 정상이지만 아랫배만 나오는 마른비만도 늘고 있다고 한다.

똥배는 과식·폭식을 하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즐기는 식습관에서 비롯되는데 이를 없애려면 금연과 금주는 필수며 운동과 식생활개선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뱃살이 건강의 시한폭탄이라는 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격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관리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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