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를 찾아보면 가렴주구(苛斂誅求)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태산을 지날 때 한 부인이 묘지서 곡을 하며 슬피 울고 있는 것을 보고, 물어 보니 그 부인이 “옛적에 나의 시아버지도 호랑이한테 죽고, 나의 남편도 또 그것에게 죽고, 이제 나의 아들마저 호랑이에게 죽었다”는 것이다. 공자가 “어찌 이곳을 떠나지 않았습니까”하니 그 부인 “가혹한 정치가 없다”고 대답했다. 공자는 이를 가렴주구, 즉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는 4자 성어로 표현했다.

그런데 요즘 ‘가렴주구’라는 말 대신에 ‘동반 3고(高)’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동반 3고(高)'는 공공요금-세금-금리 인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는 서민들에게 너무나 무서운 말이다. 특히 올 하반기 가스값-대중교통요금-상하수도료-청소료-담배값 등 각종 공공요금과 생필품값이 줄줄이 오르고 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부담이 급증하면서 금리도 추가인상에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

이처럼 물가-세금-금리가 '동반 3고(高)' 현상을 나타낼 경우 국민 다수에게 큰 부담이 전가되면서 내수경기가 침체국면으로 빠져드는 등 하반기 경기가 급랭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어 더 걱정이다.

특히 한국은행도 2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자료에서 “유가 상승, 내수 회복 등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소비자물가는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5월에는 작년동기 대비 2.4% 상승, 상승폭이 다소 커지고 있다는 전망을 내 놓았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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