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을 쫓아 다녀서는 안 되고 돈이 굴러들어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몇 해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에서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전개돼 다시 한 번 돈 버는 법을 상기시켜 주었다.

하루하루를 어렵사리 살아가는 대다수의 소시민들은 돈 버는 방법이 실정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못할 것이 뭐 있겠냐며 푸념하기 일쑤다. 하기야 돈 버는 법에 따라 돈을 벌게 해준다는 데 누가 싫다고 하겠는가.

우리나라 서점 어디에 가더라도 돈 버는 방법을 서술한 책은 무지하게 많다. 자그마한 분식점에서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돈을 번 방법을, 이른바 재테크에 관한 책은 웬만한 성인들이면 한 두 권 쯤 읽지 않았나 싶다. 모두 돈 때문이다.

무한경쟁에 돌입한 지금, 돈이 지배하고 돈이 곧 경쟁력이라는 미신이 세상을 지배하는 듯 하다. 돈이 많으면 권력과도 가까울 수 있고 온갖 특혜도 누릴 수 있으며 상상할 수 없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돈을 벌어 이같이 살고 싶은 것이 아니겠는가.

얼마 전 미국의 경제를 뒤흔들만한 재벌이 우리나라 돈으로 36조 원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재산을 사회재단에 쾌척했다. 혹자는 놀라고 혹자는 부러워하고 혹자는 바보라고 손가락질을 했을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돈 버는 방법보다 돈 쓰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친 것은 분명하다. “돈 버는 것보다 돈 쓰는 것이 더 어렵다”라는 그 재벌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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