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는 일찍부터 에너지절약의 한 방법으로 서머타임제를 도입했다. 미국에서 독립선언서 기초위원이면서 과학자, 정치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의 제창으로 건국 초기에 이미 서머타임이 실시됐었다. 유럽에서도 독일이 가장 먼저 제1차 세계대전 중 서머타임을 적용하면서 전 대륙으로 확산돼 갔다. 이제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물론이고 세계 86개국에서 서머타임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OECD가입 30개국 중 한국, 일본, 아이슬란드 3개국이 서머타임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요즘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 절약를 위해 서머타임제 부활논의가 한창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서머타임제(일광절약시간제)를 오는 2008년부터 시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동경 135°를 기준으로 한 표준시를 채택하기 전인 지난 1947∼1961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한 1987∼1988년 두 차례 서머타임제를 시행했었다. 이후 1997년에도 정부 차원에서 다시 시행을 검토한 바 있으나 노동계 등의 반발에 부딪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우리보다 뒤늦게 서머타임제를 도입한 나라들은 뿌리를 내려 정착되고 있는데, 정작 우리사회에서는 연례적인 논쟁거리로 남아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국제항공 스케줄 조정 등 통상 준비작업에 1년6개월 가량 소요돼 이 시기가 가장 적당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엠파스가 지난해 서머타임제 시행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대의견이 각각 53.7%, 69%로 찬성보다 높았다. 서머타임제 도입을 위해서는 여건조성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한 과제로 남고 있다. 〈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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