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자신의 이름에 애착을 갖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특이한 이름이 아니고서는 부모가 지어준 이름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어릴 때부터 별난 이름으로 인해 친구에게 놀림을 당해온 사람들은 한시라도 빨리 이름을 바꾸길 원할 것이다.

지난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극중 인물인 김삼순이 자신의 촌스런 이름을 바꾸기 위해 법원에서 개명허가를 받는 모습이 나온 후 개명허가를 받으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 이들 대부분의 이름은 한자로 뜻을 풀이할 때는 그럴 듯하고 좋은 이름이 되지만 그냥 불려질 때는 이만저만 난감한 이름이 한 둘 아니다.

예를 들어 치국(治國)이나 창녀(昌女) 등 한문으로 쓰일 때는 나라를 다스릴 만한 훌륭한 인물이 되라는 이름이 되고 또 하는 일마다 번성하라는 뜻이 되지만 성과 결합되거나 동음이의어에 의해 엉뚱한 말이 돼 평생 놀림의 대상으로 어딜가나 떳떳하게 이름을 드러내지 못한다.

개명을 신청한 이름은 이외에도 '죽자', '공순', '방구', '새라', '철판', 그리고 50~60대 층에서 일부 일본식 이름 개명을 신청한 사연들은 가지각색이고 한결같이 현재의 이름으로는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개명허가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범죄목적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개명을 허가해야 한다는 결정이 있고나서 크게 늘었는데 매달 평균 4천 건이 접수되던 개명신청이 지난 3월에는 1만1천500여 건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에 작명소에도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고 개명신청 건수 가운데 90% 이상이 이름을 바꾼다고 하니 앞으로는 좋은 이름으로 세상을 밝게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듯 싶다. 〈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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