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부터 강원지역에 최고 500㎜가 넘는 비가 내린 가운데 집중폭우로 3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도로 곳곳이 끊겨 사상 초유의 교통대란이 빚어지는 등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또 시간당 88㎜의 집중 폭우로 주택 1천316채가 침수 또는 파손돼 2천378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피해 상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낙석 및 토사 유출로 영동고속도로를 비롯한 동해안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 57곳이 끊겨 영서와 영동지역이 단절, 제헌절 연휴를 맞아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들이 발길이 묶이는 등 이틀째 도로 마비 사태에 따른 교통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수도 시설이 파손돼 식수난을 겪고 있으며 전기와 전화, 통신회선도 끊겨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 = 16일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집중 폭우로 11명이 숨지고 21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인제 사망 5명과 실종 16명, 평창 사망 4명과 실종 4명, 영월 사망 2명, 횡성 실종 1명 등이다.
 
피해자 대부분은 무방비 상태에서 산사태로 매몰되거나 계곡물이 불어나 실종된 가운데 고령의 농민들이 농경지 유실을 막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잇따라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주민대피 및 고립 = 집중 폭우가 내린 16일 영월지역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강과 서강의 하천 수위가 위험 수위인 9m를 넘어서 범람 위기에 처하자 영월읍 영흥, 하송, 덕포리 등 저지대 주민 8천여 명이 인근 학교 등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또 인제군 한계리 2리와 3리 주민 180여 명이 불어난 강물에 고립됐으며 설악산 국립공원 장수대와 옥녀탕 부근에서 등산객 120여 명이 고립돼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설악산 일대 관광객 610명과 주민 200명 등 810여 명도 44번 국도 양양~오색 구간 침수피해로 교통이 두절된 채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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