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의 세계로 가고 싶어 하는 광기어린 천재 과학자가 타임머신을 만들었다. 그를 추종하던 호기심 많은 젊은 청년이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그 과학자가 만들어낸 타임머신을 타게 된다. 호기심 많은 청년이 도착한 세계는 청년의 부모들이 살던 세대였다. 그 청년의 부모의 결혼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청년은 기지를 발휘해 그들을 결혼하게 만든다. 그래야만 자신이 가까운 미래에 태어나고 그들의 자식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미국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져 지난 1980년대 전 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한 한 영화의 줄거리다.

또 한 편의 영화가 있다. 전 세계는 핵폭탄이 터져 황폐화 됐다. 그 이유는 기계가 인간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황폐화 된 미래의 사람들은 애초의 전쟁을 막기 위해 미래의 전사를 타임머신을 통해 현재로 오게 한다. 미래의 전사는 현재에서 전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해방 이후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면서 민족정신을 바로잡기 위해 반민족청산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반민특위에 속한 대다수의 사람이 일제의 특혜를 받은 인사여서 과거사 청산은 유명무실하게 사라졌다. 철권을 휘두르던 독재정권 이후 수립된 민주정부는 과거사 바로잡기라는 화두를 내세우곤 했다. 당연히 국민도 과거사를 밝히고 국민정신을 바로잡기 원했다. 그러나 그 성과는 매우 미약했다. 한 고을에 살면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굳이 밝혀 갈등을 조장할 수 없다는 게 당시의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이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진상위원회의 피해 신고 접수가 오는 11월 30일 마감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갈 수 없기에 정확한 사건은 규명되기 어렵겠지만 부디 과거사를 밝히고 갈등 없는 민족사 바로잡기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洙〉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