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난감해 할 때가 종종 있다. 더군다나 선택의 여지가 두 가지 일 경우 그 무엇을 택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때도 있다.

지난 193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는 신파극이 주를 이뤘다. 그중에서도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이수일과 심순애’는 그야말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신파극이었다. 가난한 고학생을 버리고 돈 많은 남자를 선택한 여인은 “돈을 따르자니 사랑이 울고, 사랑을 따르자니 돈이 운다”며 청중의 눈물을 찍어내게 했다. 그야말로 딜레마다. 그 무엇을 택해도 유리할 수 없는 선택만이 그녀에게 주어졌던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흥부와 놀부’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 대중의 웃음과 눈물을 선사해 줬다. 늘 가난하고 게으른 흥부가 돈 많고 부지런한 놀부 형을 찾아갔다. 먹을거리와 입을거리가 없으니 돈 많은 놀부 형한테 이를 빌어쓰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흥부의 행태에 늘 불만이었던 놀부는 동생에게 필요한 것을 주자니 흥부의 버릇은 고쳐지지 않을 것이고 요구를 들어주자니 가난한 흥부가 불쌍하고. 놀부는 그야말로 딜레마에 빠졌다. 결국 놀부는 부엌에 들어가 밥주걱에 밥을 한껏 붙여 흥부의 뺨을 때렸다. 놀부는 흥부를 때려 잘못을 깨닫게 하고 밥도 줄 수 있는 절묘한 신택을 한 것이다. 딜레마에서 빠져나오는 경우다.

지리한 장마 끝에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왔다. 경치 좋은 곳을 찾아 휴가를 즐기자니 수재민의 눈물이 아프고, 그렇다고 모처럼 갖는 휴가를 멍하니 보내자니 가족에게 미안하고. 진정 딜레마다. 수재민도 돕고 휴가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딜레마를 해결할 좋은 방안은 없을까. 〈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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