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어김없이 개고기논쟁이 뜨겁다. 개를 먹는 짓은 이제는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는 반대파들은 개고기의 식용 습관은 과거 못 먹고 못살던 시대의 관습일 뿐 노비제도나 일부다처제가 없어졌듯이 사라져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반면, 옹호론자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나친 문화사대주의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오히려 개고기합법화 방안 추진 등을 요구하기까지 한다.

우리의 개고기 식용 역사는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개잡는 장면을 미루어 최초의 역사적인 근거로 추측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구워서 먹는 습속이 유행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중종 31년 김안로가 개고기를 좋아해 아첨배들이 개고기를 뇌물로 바치고 벼슬을 얻었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개고기를 금기하는 풍속도 남아 있다. 그 근원을 살펴보면, 불교의 설화 영향이다. 부처님의 제자 중 신통제일인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아귀도의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을 때 어머니의 모습을 본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간청해 어머니를 개로 환생하게 한 일이 있다. 이날을 기리려고 우란분재를 베풀고 어머니의 넋을 달래니, 개가 된 어머니가 극락정토에 다시 태어났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날은 불교의식에서 우란분절이라 하며 또한 개고기를 즐겨먹는 백중날이기도 하니 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불교의 기본 교리를 강조하는 동남아의 소승불교권에서는 개고기를 금기시하고 있다.

둘째로 민간 신앙의 영향이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산신으로 간주되어 왔다. 산신인 호랑이가 즐겨먹는 먹이가 개이므로, 개고기를 먹게 되면 호환을 당할까 염려된 것에서 금기시 됐다고 한다. 해묵은 개고기논쟁의 끝은 보이지 않을 듯 하다.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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