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해보다 짧은 미니스커트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니스커트의 평균 길이는 30~40㎝였지만 올해는 20㎝ 안팎으로 짧아졌다고 한다. 의류 업계에서는 과거 10년간 매년 미니스커트가 등장했지만 올해처럼 대세를 이룬 적은 없었다며 경기가 나빠질수록 밝고 경쾌한 옷차림을 시도하려는 젊은 여성들 소비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니스커트가 국내에 선보인 것은 40여 년 전의 일이다. 1967년 미니스커트를 입은 가수 윤복희씨가 미국에서 귀국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윤씨의 미니스커트가 일으킨 문화적 충격의 정도는 지금까지 심심찮게 회자되곤 한다.

미니스커트를 처음 제작한 패션 디자이너는 영국의 M 퀸트 여사로 1960년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옷은 어떤 타입인지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미니스커트를 선보이게 됐다고 한다. 당시 중동 전쟁과 오일 쇼크 등으로 긴축 경제 상황 속에서 등장한 미니스커트는 처음에는 일부 보수단체로부터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영국정부로부터 수출증대를 한 공을 인정받아 공로훈장을 받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황일 때 미니스커트가 인기를 얻었고,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제론과 맞물려 경제가 어려울수록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고 해 주목을 받았다. 그래서 경기침체 때는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이 생겨났다. 미니스커트가 '길거리 경기지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주저앉기만 하는 각종 체감경기지수가 미니스커트처럼 호황을 누리길 기대한다.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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