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역할뿐 아니라 행복이 시작되는 ‘가정’일 것이다. 명심보감 안의 편에 안씨 가훈에 이르기를 ‘대개 사람이 있은 뒤에 남편과 아내가 있고, 남편과 아내가 있은 뒤에 아버지와 아들이 있고, 아버지와 아들이 있은 뒤에 형과 아우가 있나니 한 집의 가장 친한 것은 이 세가지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가족은 인류가 시작되면서 처음으로 인간관계가 형성된 집단으로, 이들 관계는 이익을 위한 관계가 아니라 ‘헌신과 봉사’의 가정 집단이다.

인간사회에서 가장 오래되고 기초적인 사회집단인 ‘가정’의 구성이 산업발전과 함께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됨으로써 현대사회의 가정은 모여사는 것보다 분리되어 살아가고, 경노사상이나 효친사상이 줄어드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가구주택 집계결과에서 지난 2005년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의 총 가구중 20% 정도가 ‘나 홀로 가구’로 나타났다. 특히, ‘나 홀로 가구’인 1인 가구는 일반 가구의 20.0%를 차지했으며, 이는 2000년에 비해 무려 42.5%나 증가한 수치다. 또, 2인 가구는 28.9% 증가하는 등 2인 이하의 가구 비중은 무려 42.2%에 달하고 있다. 이밖에 자녀 없이 부부 또는 형제자매끼리만 사는 1세대 가구는 257만5천 가구로 5년 전보다 26.6% 늘어난 반면, 부모와 자녀 또는 한 부모와 자녀 등이 함께 사는 2세대 가구는 880만7천 가구로, 불과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변화 사회에서 극 핵가족화 현상의 폐단이 대가족의 인간관계를 파괴한 채 인간들의 고독화로 잠식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요즘 전통적인 대가족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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