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을 보면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애굽을 탈출하면서 온갖 고초를 겪는 장면이 나온다. 무리들의 절대적인 규칙도 없었고 하느님에 대한 뚜렷한 믿음이 없었기에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모세는 결국 시내산에 올라가 기도하던 중 하느님에게서 10개의 계명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성경에서 나오는 10계명이다. 이를 두고 일부 신학자는 주군과 봉신이 맺은 불공정 계약이라고 지적한다.

몇 해 전 유명 개그맨들이 소속사로부터 현대판 노비문서라고 불리울 만큼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그러자 소속사는 무명시절 온갖 위험요소를 무시하고 투자한 대가를 유명해진 지금 회수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개그맨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위험요소를 감수하고 무명 개그맨들에게 자금을 투자한 것 역시 기업행위이기 때문에 당초에 이들이 맺은 계약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또 대기업을 상대로 협력업체로 등재된 중소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기업이 하도급을 이유로 이들에게 도에 지나칠 정도의 단가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지구 개발사업자인 NSC를 상대로 계약변경 및 신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판 노비문서라고 폄하되던 당초의 계약을 변경 또는 신설해야만 공정한 계약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NSC도 할 말이 많다.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뛰어든 사업이니 만큼 당초의 계약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불공정 계약이던 공정한 계약이던 엉터리 계약인 것만은 분명한가 보다. 이로 인해 시민들만 혼란스럽다. 〈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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