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熱帶夜.tropical night))는 낮 최고기온이 30℃ 이상으로 오른 한여름의 날씨를 '트로피컬 데이'라 이른 데서 연유한 말이다. 열대야는 습윤한 열대 저지대의 밤 기온과 비슷해 사람이 잠들기 어렵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열대야 현상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했을 때 밤에 복사냉각의 효과가 감소해 나타는데, 특히 농촌지역보다 도시에서 도시기온의 특색으로 나타난다. 도시지역에는 교외지역에 비해 사람, 건물, 자동차·공장이 많아 엄청난 인공열이 발생하고 열을 잘 흡수하는 아스팔트 도로는 쉽게 가열되며 건조하기 때문이다. 또 높은 빌딩과 같은 인공구조물이 많아지면 굴곡이 크고 표면적이 넓어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지역의 기온이 주변의 교외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열(熱)섬 현상'이 일어난다. 바로 도시의 열섬현상은 도시의 열대야를 유발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열대야현상은 연평균 서울 9일, 광주 17일, 대구 18일 정도로 발생한다고 한다.

요즘처럼 바람 한 점 없는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칠 때면 옛 사람들은 바람이 잘 통하는 뜰이나 마당에 두어자  높이의 평상을 내어다 댓자리나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했다고 한다. 지체 높은 선비들은 사랑방에세 체온이 뜨거운 마나님 대신 죽부인을 껴안고 잤는데, 허전함을 덜 뿐 아니라 대나무의 서늘한 기운과 통풍이 잘 돼 쉽게 잠에 빠지곤 했다고 한다. 또 죽부인은 모기나 감기 때문에 홑이불을 덥고 자더라도 홑이불이 몸에 직접 밀착치 않게 해 쾌적한 온도를 유지시킬 뿐 아니라 대나무 고유의 탄력을 빌어서 안고 자면서 다리까지 걸칠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고 한다. 조상의 지혜가 새삼 감탄스럽다.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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