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 용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로 인근 갯골수로 유수지 조성 및 매립사업이 인천시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10년째 겉돌고 있다. 갯골수로 활용방안은 당초 `50% 매립, 50% 유수지 조성'이었지만 시는 `전체 유수지 조성'에서 `상부지역 일부 매립, 나머지 유수지 조성'으로 바꾸었다가 또다시 `매립 불허, 전체 유수지 조성'으로 선회했다. 시는 최근 갯골 유수지 일대에 친수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로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본격적인 공사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시의 일관성 없는 행정을 비난하며 악취 민원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한 `상부지역 매립, 나머지 유수지 조성'을 요구하는 등 갯골수로 활용방안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보는 이에 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갯골 유수지를 3회에 걸쳐 점검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갯골수로 유수지 활용방안 오락가락
②법정싸움으로 유수지 공사 난항우려
③갯골수로 활용방안 종착역은 어디?

 ③개발논란 종착역은 어디?

인천시는 최근 갯골유수지 주변을 시민들을 위한 해변 친수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시는 주민들이 매립을 요구하는 상부지역 등 갯골수로 전체에 쌓여 있는 갯벌을 일정 깊이로 퍼내는 등 준설공사를 벌인 뒤 물을 가둬 놓고 주변에 각종 공원 및 체육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갯골유수지 일대는 주변 여건상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정기적인 준설공사 등으로 유지보수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등 `물먹는 하마'가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근 주민들은 주택가와 8차선 도로를 두고 위치한 상부지역은 해충과 악취발생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해 반드시 매립이 돼야 한다며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갯골유수지 주변 친수공간 조성공사를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친수공간 조성공사 = 인천시는 오는 2008년까지 총 사업비 406억 원 가운데 1단계로 241억 원을 들여 갯골 유수지 주변을 시민들을 위한 해변 친수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친수공간이 들어설 곳은 유수지와 갯골수로 상부지역을 포함해 용현·학익동 일대 총 길이 4.6㎞ 규모로 야외무대를 포함한 소규모 공연시설, 게이트볼장 등의 체육시설과 시민 낚시터, 야간조명등, 분수, 다리, 정원, 주차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주민들이 조깅을 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보행로도 만들어진다.

또 2008년 이곳에 완공될 학익하수종말처리장 안의 하늘공원 등 녹지시설과 연계해 도심속의 웰빙(well-being)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는 바다 쓰레기와 생활오·폐수 등으로 망가져 있는 이곳 갯벌을 일정 깊이로 파내는 등 준설공사를 벌여 항상 물을 채워 놓는다는 방침이다.

▶장애물 많은 공사 = 친수공간이 들어설 갯골유수지 일대는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시민혈세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들어 놓은 공원이 과연 제 값을 다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 일대는 인천항과 남항을 오가는 대형화물차량의 통행이 빈번하고 제2경인고속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어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데다, 유수지 동쪽은 인적이 거의 없는 해안도로와 맞닿아 있어 주차장 조성공사가 포함된 2단계 공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시민들의 발길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2단계 공사가 마무리돼 주차장이 들어서더라도 주차대수가 160대에 불과한 데다 제2경인고속도로 진·출입로 인근 유수지 서쪽 통로뿐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또 빗물 유입과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유수지에 유입되는 토사와 갯벌을 치우기 위해 해마다 준설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효용성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 반발 = 갯골유수지결사반대투쟁위원회는 최근 안상수 인천시장과 부시장 등을 잇따라 예방해 시가 유수지에 포함시킨 갯골수로 상부지역의 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10만 평이 넘는 갯골수로를 유수지로 만든다는 건 결국 썩은 물을 담수하겠다는 것이라며 여름철 악취와 해충 피해를 차단키 위해 상부지역은 반드시 매립돼야 한다며 공사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갯골투쟁위원회는 지난 2002년 2월 이행협의서 체결시 유수지 사업부지에서 제외된 갯골수로 상부지역 1만여 평에 당초 계획대로 5천여 평 규모의 공원과 주차장 도로 등이 들어설 경우, 주차난 해소와 녹지공간 확보 및 시민들의 친수공간 이용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갯골투쟁위원회 관계자는 “시가 당초에 약속한 이행협의를 무시하면서 상부지역 매립이 늦어져 인근 주민과 학생 수천 명이 여름철마다 악취와 해충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유수지 친수공간 조성에 앞서 상부지역의 매립이 우선될 수 있도록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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