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작(細作)은 근대어로 간첩 또는 스파이로 비밀수단을 써서 적의 정보를 탐지해 자기편에 알리는 사람이다. 요즘 방송사에서 고구려 역사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세작’ 용어가 점잖게 표현되고 있지만 이는 결국 '간첩'이란 의미다. 정가에서 장관과 국회의원 사이 서로 잘잘못을 따지며 세작이란 용어가 남발되고 있다.

병법가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며 반드시 이기는 전쟁만 하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이 필승의 방법은 '지피지기'다. '지기'는 비교적 쉽겠지만, '지피'는 매우 어렵다. 손자는 지피의 수단으로 '용간'(用間)을 강조했다. '용간'은 간첩을 사용한다는 말이니 정보 활동을 가리킨다. 미리 적정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탐지해 싸우기 전에 이미 이겨 놓고 싸워야 한다. 따라서 장수는 이 정보 활동에 돈을 아껴서는 안 된다. 손자는 장수가 인색해 간자(間者, 간첩)에게 줄 봉급 백금(百金) 정도를 아껴 적정을 알지 못하고 전쟁에 패해 나라를 멸망하게 만든다면 이보다 큰 악은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손자병법에는 간자를 기용하는 다섯 가지가 제시돼 있다. 그 고장 사람이 간자로 기용되어 정보활동을 하는 향간(鄕間), 적의 관리로 매수되어 아군의 간자로 기용된 내간(內間), 적의 간첩으로 매수되어 아국의 간자로 활동하는 반간(反間), 적지에 파견되어 일부러 붙잡혀 죽는 역할을 해야 하는 사간(死間), 그리고 적중에 들어가 정보 활동을 하고 살아 돌아와 상황보고를 해야 하는 생간(生間)이 그것이다. 그래서 손자는 장수가 간자를 누구보다 우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인의(仁義)로써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으로써 간자의 마음을 감복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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