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대표하는 생선 전어는 7월부터 속살에 기름기가 오르기 시작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에 이르러 그 맛이 절정에 달한다. 덕분에 가을을 보내면서 먹지 않으면 후회한다는 음식으로 손꼽힐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 몸은 아주 납작하고 배 가장자리에 능선이 있다. 몸의 등면은 청색이고 배면은 은백색이다. 전어잡이 출어는 '5분 대기조'의 출동과 유사하다고 한다. 어군이 출현했다는 정보가 입수되면 곧바로 출항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전어잡이는 주로 해질 무렵과 해뜰 무렵에 이뤄진다. 이 시간대에 먹이 활동이 활발해 어군 동태를 살피기 쉽고, 또한 잡은 전어를 항구에 대기 중인 활어차에 인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안 가까운 바닷속에서 생활하는 전어는 성질이 급해 양식이 안 되고, 횟집 수족관에서도 하루 이상을 버티지 못한다. 그래서 9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싱싱한 전어회를 맛보려는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남해안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3년 전부터 강화와 영흥도 등지에서 전어양식이 대량으로 이뤄지면서 보다 쉽게 전어를 맛볼 수 있게 됐다. 올해 전어 양식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강화군 양식장 7곳에서 100만 마리를 출하해 모두 5억 원의 소득을 올리며 양식사업에 성공하자 양식업자들이 너도나도 전어양식을 시도한 데 따른 것이다.

전어는 비늘이 다른 어종에 비해 약하고 종묘 생산이 까다로워 양식이 어려웠지만 2004년 인천해양청의 전어 종묘 생산 성공으로 전어 양식 대중화의 길이 열렸다. 기술지도와 양식장 점검을 통해 막바지 폐사 피해가 없도록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지도소 직원들의 발길이 더욱 바빠졌다.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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