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 즉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옛부터 가을하면 독서의 계절로 지식을 쌓는 시기로 여겨지고 있다. 탈무드에 보면 배고픈 사람에게 고기를 주기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고 쓰여있다. 배고프면 밥을 먹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삶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바로 그 변화을 일컬는 것은 책이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책 한 권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책처럼 중요한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제 풍성한 햇살에 잘 익은 가을 냄새가 가득히 배어있는 계절이다. 이름하며 독서의 계절이라하지 않는가. 하지만 독서를 하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도 책을 가까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논술이 합·불합격을 좌우하는 대학입시에서는 독서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의 하나가 됐다. 최근 자녀를 초등학교는 물론 취학 전부터 독서교육 전문 학원에 보내는 강압적인 행위가 늘고 있다. 또 꼭 대학입시에 필요해 독서가 강조돼서는 안 된다. 독서는 아침에 식사를 하고 이를 닦는 것처럼 일상생활로 여기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철 날씨 핑계로 젖혀놓았던 책을 선선한 가을날씨에 가까이 하도록 부모들이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느 한 선인이 평생 쌓고 닦아 버릴 것은 버리고 추릴 것은 추려 간직해 놓은 마음의 재물이라고 열자는 말하고 있다. 책 도둑은 범죄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고 좀도둑처럼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훔치다 보면 실속이 없기 때문에 대도처럼 금은보화만을 훔치는 독서의 슬기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풍성한 가을, 미래를 변화시키는 소중한 마음의 양식과 정서함양, 올바른 인격의 성장을 위해 우리 모두 많은 책을 읽은 것이 어떨가 생각한다. 〈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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