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시중은행들이 `사'자 직업을 가진 전문직 고객들을 상대로 뜨거운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일반고객의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반면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종사자에게는 최고 3억 원까지 규모를 확대하는 등 서민고객 외면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우리은행이 최근 출시한 `우리 전문가클럽 신용대출'은 법조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한도가 3억 원에 달한다. 이 상품의 금리는 연 최저 6.14%로 일반 상품(최고 10.5%)보다 저렴하다.

하나은행은 판·검사들과 변호사들에게 각각 최고 1억5천만 원과 1억 원 정도의 대출한도를 정하고 있으며 나머지 전문직들은 연소득의 150∼200% 수준에서 대출을 해주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변호사, 회계사 전문직의 경우 5천만∼1억 원, 개업 변호사에게는 최고 3억 원까지 신용대출하고 있다.

반면 월급 생활자들이 받을 수 있는 대출규모는 연봉의 100% 미만에 불과, 1천500만∼2천만 원도 빌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마저도 기존 대출이나 이자 연체가 없어야 한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경우 영업위축의 골이 깊어지면서 은행권의 `대출기피 대상 1호'다.

이에 따라 이자가 비싼 제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고객 남모(35·수원시 신풍동)씨는 "외환위기 때 국민들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통해 회생한 은행들이 대다수 서민들을 외면하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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