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천지역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을 꼽으라면 물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지구다. 이 지역은 앞으로 151층 쌍둥이 빌딩이 들어서고 65층의 아시아무역타워가 세워진다. 10여 년 전(前)만 해도 짠 내음 물씬 풍기던 갯벌이 첨단 도시로 바뀌고 하늘의 선(線)마저 바꿔 놓는다. 도시가치가 오르고 있다며 흥분하는 개발 찬성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여기에다 인천시는 구도심권 개발을 위해 도심재생사업을 발표했다. 교통난이 빚어지던 서구 지역에는 85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경인고속도로도 직선화된다. 낡은 주택은 어김없이 허물어지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또 인천역과 동인천역, 제물포 일대에 대한 새로운 개발계획이 나오면서 개발사업이 벌어질 예정이다. 정말 인천은 꿈의 도시가 될 날이 머지않은 것만 같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 뒤에 숨어 한숨과 눈물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있다. 가까스로 싼 값에 전세를 얻은 서민들은 대책이 없다. 이미 땅값은 폭등했고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작은 평수의 아파트도 이미 수억 원을 호가한다. 심지어 전세 값마저 폭등해 점점 더 도심지 그늘 속으로 들어간다. 거대도시의 공룡에 삼켜진 서민들은 이웃에게 조차 소외된 채 살아간다.

그런데도 시 도시개발공사와 주택공사는 돈벌이에 급급해 아파트 분양가 높이기에 묘안을 짜낸다. 돈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외면당하는 서민들의 아픔을 가중시키고 있으니 절로 한숨만 나올 수밖에 없다. 아파트 거품을 빼겠다며 야심차게 분양한 판교 신도시 아파트 값도 알고 보니 강남 집값의 90%를 반영했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개발도 좋고 재산 증식을 위한 아파트 사재기도 좋다. 하지만 그러한 개발 뒤에 가려진 서민들의 고통을 달래주는 시 정부의 배려가 아쉽기만 하다.〈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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