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으로 자신에게 부과한 죽음, 고의적 자해인 ‘자살’은 함부로 저지르거나 의미가 없는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위기나 어려움을 탈출하려는 행위다. 이 같은 자살에 사회학적 영향으로는 개인이 한 사회에 밀접한 관계를 맺지 못해 일어나는 ‘이기적 자살’로, 원인으로는 정신분열증과 우울증 등이 있다. 또, 개인이 사회와 너무 밀접해 일어나는 ‘이타적 자살’로, 일본의 가미가제 자살이 그 예다. 이밖에 사회와 너무 갑자기 차단돼 일어나는 ‘무통제적 자살’로, 경제적 파탄이나 가치의 붕괴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리적 원인으로는 유전적으로 조울증이나 우울증에서 자살이 많은 이유가 나타나며 최근 연구에서는 뇌에서 세로토닌의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종합적인 영향이 최근 우리 사회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목숨 끊는 한국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5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 지난해 전체 사망자 24만5천511명 중 자살에 의한 사망이 1만2천47명으로 암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 3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지난 95년 자살 인구는 사망 원인 9위였지만, 교통사고·간질환·당뇨병 등을 제치고 10년 만에 5단계이나 뛰어올랐다.

특히, 10년 전 20대와 3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각각 12.2명과 12.5명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7.7명과 21.8명으로 늘어 이 연령대 사망원인 1위를 기록하는 등 생활고와 구직실패에 좌절한 20~30대 자살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빈곤층으로 전락한 젊은이들이 도박과 카드빚 등 가계파탄 등을 견디지 못해 저질러지는 고의적 자해 행위가 사라질 수 있는 건강한 경제사회가 하루빨리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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