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외채무가 지난 2분기 중 261억 달러 증가한 데 비해 대외채권은 141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쳐 순채권이 120억 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단기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성 지표가 비교적 큰 폭 상승했으나 정부는 이를 기업들의 환변동 위험 헤지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유동성 지표는 여전히 안정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2천293억 달러, 대외채권은 3천362억 달러, 순채권은 1천69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말에 비해 대외채무와 대외채권은 261억 달러와 141억 달러 늘어난 반면 순채권은 120억 달러 줄어든 금액이다.

대외채무 중 장기외채는 1천347억 달러로 3개월 전에 비해 60억 달러 늘어났으나 단기외채는 946억 달러로 201억 달러나 급증했다.

재경부는 단기외채 증가에 대해 2분기 중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절상 심리가 팽배해 수출대금을 장기로 받는 조선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국내 수출기업들이 환율추가 하락을 예상해 역외선물시장에서 선물환 매도를 늘린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역외선물시장에서 국내 수출기업 등이 선물환 매도에 나서자 반대로 국내 은행들은 선물환 매수를 늘렸고 이에 따른 외환포지션을 조정하기 위해 국내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했는데 이때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 달러를 차입해 국내 현물시장에서 매도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2분기 중 은행부문의 외화차입금이 182억 달러나 급증했다. 은행은 이외에 외화증권 발행(27억 달러)으로 대외채무가 모두 221억 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대외채무가 많이 늘어나면서 단기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성 지표들도 큰 폭 상승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1분기 말 34.2%에서 2분기 말 42.1%로 상승, 2000년 말(51.6%) 이후 가장 높았고,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 비율도 같은 기간 44.4%에서 52.0%로 올라 2002년 말(55.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건일 재경부 외환제도혁신팀장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과 유동외채비율이 각각 60%, 100% 미만이면 대외지급능력이 안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 “현재 유동성 지표는 안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율과 수출 대비 외채 비중도 각각 25.8%와 7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평균치 117%와 592%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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