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산층 가정을 중심으로 새로운 조기유학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조기유학을 전면 허용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 유학을 위해 6개월 이상 출국한 초·중·고 학생은 1만7천640명에 이르며, 초등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여름방학 동안 어학연수를 위해 해외로 출국한 초·중·고생은 모두 8천954명으로, 그 중 70%는 초등학생이었다.이밖에 여름방학동안 전국에서 열린 1천490개의 영어 캠프에 참가한 10만9천739명 중 76%가 초등학생이었으며 중학생이 그 뒤를 이었다. 해외유학과 어학연수, 영어캠프 시장 모두 초등학생이 장악한 것이다.

어학연수 방문 국가는 동남아가 1천961명(31.7%)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캐나다 순이었다. 이를 부모 직업별로 보면 어학연수 목적의 유학생 6천187명 중 회사원 자녀가 2천655명(42.9%)으로 10명 중 4명꼴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자영업, 전문직, 교사·공무원 556명 순으로 나타나는 등 고소득자로 분류되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은 것이란 일반적 인식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사교육시장뿐 아니라 해외 연수와 유학에도 조기교육바람이 거세지면서 유학연수가 ‘묻지마식 교육투자’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경제력 있는 계층뿐 아니라 서민층까지 ‘묻지마식 교육투자’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유학연수 비용이 지난 2000년 이후 매년 30%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로 나가는 자녀교육비가 지난해 이미 3조 원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녀 조기 교육이 ‘퍼주기식’ 유학에서 벗어나 자녀의 미래를 설계하는 진정한 교육이 선행되길 기대해본다. 〈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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