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대1, 458대1, 1천997대1.
 
서울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 공채시험 경쟁률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치러진 서울시 공무원 공채시험에는 무려 15만 명이 지원해 162대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중 9만7천여 명이 실제 시험을 치러 10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실로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할 만큼 힘든 경쟁률임에도 서울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응시생들이 몰리면서 시험 당일에는 KTX 임시열차가 배정되는 등 서울지역에 마련된 106개 시험장 주변이 이날 하루 북새통을 이뤘다.
 
중앙선관위 9급 공무원 공채시험에는 무려 1천997대 1의 경쟁률을 보여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지만 청년실업의 초상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례도 찾기 어려울 듯싶다.
 
대졸자들의 실업난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4년제 대학을 졸업해도 정규직은 고사하고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조차 잡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대학교육은 입학 때부터 왜곡될 수밖에 없다. 1학년 때부터 취업전쟁에 돌입하고 있지만 그래도 좁은 취업문을 뚫기 어려워 어지간한 직장은 로또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니 적성이나 꿈보다는 직장의 안정성이 취업의 절대영역이 되고 국내 직장 가운데 가장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무원시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된다.

이번 서울시 공무원 공채시험의 상상을 뛰어넘는 경쟁률은 대학이라는 국가 기반영역의 왜곡과 청년실업의 고통지수로 나타나는 듯 해 단지 취업난의 반영에서만 보기에는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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