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행해지는 세시풍속으로는 벌초·성묘·차례·거북놀이·강강술랠원놀이·가마싸움·씨름 등을 들 수 있으나 이중 잊어져 가고 있는 소놀이를 즐겨했다 한다. 추석날 차례를 마치고 난 뒤 알맞은 시간에 소놀이는 진행된다. 먼저 마을 사람들로 구성된 농악대가 풍물을 울리면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상쇠의 선도에 따라 한바탕 신나게 풍물을 울리며 어우러져 놀다가 소놀이가 시작된다.

소를 끌고 농악대와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서 가장 부농집이나 그 해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사람의 집을 찾아간다. 대문 앞에서 '소가 배가 고프고 구정물을 먹고 싶어 왔으니 달라'고 외치면 주인이 나와 일행을 맞는다. 소를 앞세우고 일행은 앞마당으로 들어가 농악을 치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면 주인집에서는 술과 떡과 찬을 차려 대접한다. 마을 사람들은 한참 놀다가 다른 집으로 향한다. 이렇게 여러집을 찾아 해가 질 때까지 어울려 논다.

소놀이를 할 때는 그 해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 머슴을 상머슴으로 뽑아 소등에 태우고 마을을 돌며 시위하는 경우도 있다. 농사를 천하의 대본으로 여겨온 농경 민족에게 있어 농사를 잘지어 풍작을 거두게 했다는 것은 큰 공이니 위로하고 포상하는 뜻에서 소에 태우는 영광을 주는 것이다.
  한번 상머슴으로 뽑히면 다음해 머슴 새경을 정할 때 우대를 받았다고 전해오고 있다.이같이 옛부터 전례돼 오는 성과급제가 이번 추석을 맞아 베플어지기를 기대해 보며, 풍성한 추석을 맞이하기를 빌어본다. <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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