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한국 선수 시즌 10번째 우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질 조짐이다.

`천만 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의 명예 회복 역시 이번에는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 캐년코스(파72·6천64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은 모두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최정상급 선수 20명만 출전한 이 대회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잡은 한국 선수는 3언더파 213타로 공동 8위에 오른 이선화(20·CJ)지만 단독 선두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무려 9타나 뒤져 사실상 역전 우승은 물건너 간 상황.

첫 날 4언더파 68타를 쳐 선두에 1타차 공동 3위에 올랐던 이선화는 2라운드에서 2타를 잃으며 주춤한 데다 이날은 1타밖에 줄이지 못해 시즌 두 번째 우승의 꿈을 접어야 할 처지가 됐다.

1언더파 71타를 친 박세리(29·CJ)가 중간합계 이븐파 216타로 11위를 달렸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뒤집기 우승을 차지하기에는 소렌스탐이 너무 멀리 달아났다.

둘째 날 4언더파 68타를 치며 분전했던 한희원(28·휠라코리아) 역시 1오버파 73타로 부진, 가속 페달을 밟지 못하고 12위(1오버파 217타)에 머물렀고, 1언더파 71타를 친 김미현(29·KTF)은 공동 15위(3오버파 219타), 장정(26·기업은행)은 2언더파 70타로 비교적 선전했지만 1, 2라운드 부진의 부담 탓에 공동 17위(5오버파 221타)에 그쳤다.

전날 3언더파 69타를 치며 11위까지 올라섰던 이미나(25·KTF)는 버디는 1개밖에 잡아내지 못하고 더블보기 3개와 보기 2개를 쏟아내 7타나 잃어버리는 부진 끝에 19위(6오버파 222타)로 밀렸다.

1, 2라운드에서 `롤러코스터' 스코어를 만들어냈던 위성미는 이날은 비교적 차분하게 경기를 치렀지만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72타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사흘 동안 한 번도 언더파 스코어를 내지 못한 위성미는 중간합계 2오버파 218타로 순위는 전날 공동 15위에서 공동 13위로 조금 끌어올렸지만 작년에 실격당했던 아픔을 씻어내기가 힘들게 됐다.

위성미는 “이번 대회 내내 드라이버샷이 말썽이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자주 카트 도로에서 볼을 쳤는데 클럽은 괜찮냐'는 질문에 “나이키가 새 걸로 바꿔주지 않겠냐”고 재치있게 대답하기도 했다.

이 대회를 이미 5차례나 우승했고 특히 빅혼골프장에서 열렸던 2004년과 작년 대회를 제패한 소렌스탐은 버디 7개를 쓸어담으며 6언더파 66타를 쳐 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2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207타)를 3타차로 따돌린 소렌스탐은 이로써 LPGA 투어 단일 대회 최다승 신기록 수립(6회 우승)을 눈앞에 뒀다.

소렌스탐은 지금까지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던 68차례 대회에서 47승을 거둬 역전을 좀체 허용하지 않았다.

파5홀에서만 사흘 동안 8타를 줄인 소렌스탐은 “오늘 경기가 잘 풀렸지만 오초아는 거의 실수가 없는 선수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우승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상금랭킹 1위와 다승 공동 선두(4승)에 올라 있는 오초아는 5타를 줄여 다승 단독 선두(5승)와 상금왕 굳히기 등 두 마리 토끼 사냥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았다.

2003삼성월드챔피언십 우승자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도 2언더파 70타를 때리며 소렌스탐에 4타 뒤진 3위에 자리잡아 역전 우승의 기회를 살려냈다.

전날 공동 선두로 나섰던 폴라 크리머(미국)는 1타도 줄이지 못해 4위(7언더파 210타)로 미끄럼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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