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등 대북(對北) 제재를 엄격히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가 21일 전했다.
   
이 관리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를 언급하면서  "러시아는 유엔결의 1718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들은 (북-러)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면서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서 우리와 협조하는데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관리들은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 대해 즉각 논평하지 않았다.
   
한.중.일 3국 순방에 이어 마지막으로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라이스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지도자들과 회담한 후 22일 귀국했다. 라이스 장관이 러시아 지도자와 가진 모든 회담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라이스 장관은 러시아로 가는 기내에서 닷새 동안에 걸친 자신의 한.중.일.러시아 4개국 방문은 북한 핵실험이 야기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협조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방문의 목적은 북한 핵실험과 유엔결의 1718호 지지에 관한 협의를 계속하는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6자회담 당사국이기 때문에  한.중.일에서  그랬던 것 처럼 북한의 외교노선 복귀에 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김정일이 중국에 핵실험에 대해 사과하고 2차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한국 언론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김정일이 그런 말을  했는지 여부를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베이징(北京)에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났을 때 "김정일이 사과했다거나 2차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었다.
   
탕자쉬안은 지난 12일 평양을 방문, 북한의 핵 실험 후 외국 관리로는 처음으로 김정일과 직접 만나 북핵 사태를 논의했다.
   
한편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라이스 장관과 회담하기 전 미국과 북한은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가 웹사이트에 올린 원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쿠웨이트 KUNA 통신 인터뷰에서 "미.북 양측이 모두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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